▶ 버클리 등산용품 가게 민영기씨 4. 29 당시 상황 회고
UC 버클리 앞 텔리그래프 거리에서 고급 등산용품을 취급하는 ‘Young’s Backpacking’의 민영기씨는 92년 4월 30일 저녁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10년전 4.29 폭동이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지 하루뒤인 4월 30일 샌프란시스코와 버클리, 오크랜드등 지역에서도 약탈행위가 벌어진 가운데 민씨의 가게도 폭도들에게 약탈당해 7만여달러의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LA 폭동이 일어났다는 뉴스를 들었지만 이곳에도 약탈행위가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고 회상한 민씨는 "30일 저녁 가게문을 닫고 집에 갔다가 경찰의 연락을 받고 가게에 달려갔을때는 이미 모든 것이 끝난 상태였다"고 말했다.
민씨는 "가게 유리창을 깨고 들어온 약탈자들은 하나에 100달러 이상을 호가하는 선글래스와 수백달러 하는 방한복등을 털어 갔으며, 가게 앞에는 이들이 버린 휴지등이 널부러져 있었다"고 회상했다.
민씨는 "당시 경찰에 의하면 8시부터 시작된 약탈은 30분만에 100여명이 들어와 물건을 갖고 나가면서 막을 내렸고 경찰이 출동했을 때는 흑인 소년 한명만이 가게 안에 있었다"고 당시 기억을 되새겼다.
민씨는 "당시 이지역의 약탈은 한인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었지만 LA에서의 한인들의 피해를 계기로 이곳에서도 한흑간의 갈등 해소를 위한 모임이 폭동이후 만들어 졌지만 1년여 만에 흐지부지 됐다"면서 "소수계로 살아가면서 힘을 기르기 위해 당시 사건은 좋은 계기였지만 한인들은 금방 잊어버리고 다시 이기적인 생활로 돌아가 버린 것 같다"고 우려했다.
민씨는 다행히 비즈니스를 시작하면서 들어 두었던 보험으로 인해 피해금액을 모두 보상받을 수 있었다.
민씨의 보험회사는 피해금액외에 며칠간 문을 닫을 것을 종용하며 이에 대한 보상금도 지급했다.
민씨는 "미국에 살면서 그 사건이후 보험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하고 "또 다른 한인 한명은 가게문이 깨지는 피해를 입었지만 엉터리 보험 에이전트를 택해 보상금을 하나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당시 피해를 보았던 품목을 적은 서류를 아직도 보관중이라는 민씨는 "4.29 폭동으로 이곳이 직접 영향을 받지는 않았지만 그 사건은 미주 전체 한인들에게 영향을 준 사건이었다"면서 "미주 이민 100년을 맞는 한인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든 계기였는데 10주년을 맞아 폭동사건 이후 우리들이 변한 것이 있는지 돌아볼 때"라며 말을 맺었다.
홍 남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