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아서는 웃을 일이 별로 없다. 우리교회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응원을 갔는데도 불구하고 박찬호의 첫 등판 참패, 한국선수들의 보스턴마라톤경기실패, 경제불안정으로 직장을 잃은 젊은이들의 우울한 표정들, 중동지방의 끝없는 테러전쟁, 폐허 위에 덮친 아프가니스탄의 지진, 미국에서 앰트랙 기차탈선, 김해에서 중국비행기추락사건, 구역질 나는 한국정치의 부패상과 대통령 인척비리.... "뭐 좀 재미있고 기쁜 소식 가지고 있는 사람 있으면 나와 보시요"하고 고함이라도 치고 싶다.
미국사람들은 이렇게 골치 아픈 세상을 아스피린세상이라고 부르는데 참 재미있고 긍정적인 표현이다. 한국사람들은 어렵고 골치 아픈 일이 생기면 금방 포기하고 절망 속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버리지만 미국사람들은 얼른 아스피린을 먹고 정상을 회복하려는 명랑한 국민성에서 나온 말인 것 같다.
우리의 주어진 환경이 황량하고 처량하고 삭막할수록, 아니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역설적으로 살아야 한다. 나는 마음이 아프고 근심이 있을 때면 항상 잠언말씀을 펴든다. "마음의 즐거움은 얼굴을 빛나게 하여도 마음의 근심은 심령을 상하게 하느니라. 고난받는 자는 그 날이 다 험악하나 마음이 즐거운 자는 항상 잔치하느니라. 마음의 즐거움은 양 약이라도 심령의 근심은 뼈를 마르게 하느니라."
위의 잠언말씀에 의하면 우리의 삶 속에서 웃음을 잃게되면 세 가지 증상이 일어나는데 그 첫째가 심령이 상하게 되고 둘째로 상한 심령의 치유가 불가능해지고 셋째로 뼈가 마른다고 했다. 그렇게되면 결국 비실비실 하다가 병들어 죽게될 것이 분명하니까 잠언은 우리에게 기쁜 마음을 가지라고 충고하고 있는데 그 때가 바로 지금이다. 긍정적이고 감사하는 삶의 태도가 지금의 답답하고 어려운 환경을 이겨나가는 최상의 길인 것 같다. 엊그제 나의 이 메일(e-mail)에 "긍정적인 생각(positive thinking)"이라는 제목의 글이 들어 왔는데 특별한 이야기는 결코 아니고 이것 역시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 이야기이지만 그 내용을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나는 오늘저녁밥은 핫도그(hot dog)라고 말하는 아내에게 감사한다. 왜냐하면 그녀는 다른 사람이 아닌 나와 함께 집에 있기 때문이다. 설거지하기 싫다고 불평하는 딸에게 감사한다. 밤늦게 밖에 나가 돌아다니지 않고 집에 있기 때문이다. 금년에 세금을 많이 낸 것을 감사한다. 세금을 낼만한 좋은 수입이 있기 때문이다. 생일파티 후에 지저분해진 응접실에 감사한다. 왜냐하면 나에겐 많은 친구가 있기 때문이다. 내 몸 사이즈보다 조금 큰 옷들이 많은 것에 감사한다. 먹고 살 찔 음식이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나를 따라다니는 그림자에 감사한다. 그늘진 곳에 있지 않고 햇볕에 나와 있기 때문이다. 아내가 늘 불평은 하지만 깎아야 할 잔디, 닦아야 할 유리창들 그리고 고쳐야 할 새는 지붕에 감사한다. 이런 집이라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하는 일에 불평할 수 있음을 감사한다. 우리에겐 말 할 수 있는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회사 주차장 맨 끝에라도 파킹할 수 있음을 감사한다. 왜냐하면 나에겐 좋은 차가 있고 또 아직 걸을 수 있으니까. 매달 내야하는 전기와 가스비 청구서에 감사한다.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지낼 수 있으니까. 매 주말 산더미처럼 쌓이는 세탁물과 다림질 할 것들에 감사한다. 입을 옷들이 많으니까. 하루의 일이 끝나고 느껴지는 피곤함과 팔다리에서 오는 통증에 감사한다. 일할 직장이 있고 열심히 노동할 수 있는 건강이 있으니까. 졸리운 새벽잠을 깨우는 자명종 소리에 감사한다. 내가 아직 살아 있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일 날 아침 교회당 내 뒷자리에 앉아서 빗나간 곡조로 찬송가를 부르는 미모의 숙녀에게 감사한다. 왜냐하면 나의 영혼이 의지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주님께 함께 찬송하며 예배를 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끝은 아니지만 마지막으로 매일 산더미처럼 들어오는 이메일에 감사한다. 나에겐 나를 생각해 주는 많은 친구들이 있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지극히 평범한 일들이지만 무척 공감이 가는 말들이다. 범사에 하나님께 감사하며 매사에 하나님을 인정하는 삶을 산다면 우리는 명랑한 마음으로 즐겁게 은혜롭게 늙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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