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이 뛰어 노는 공원의 바비큐 그릴에서는 핫독(hot dog)이 먹음직스럽게 구워지고 있다. 야구장이나 농구코트, 테니스 경기장 관전석에서는 먹기 간편한 핫독이 불티나게 팔린다. 움직이며 골프를 쳐야 하는 골퍼들의 점심이나 간식도 역시 핫독이 최고다.
미국인들의 핫독 사랑은 야외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더욱 뜨거워진다.
한 업계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5월말의 메모리얼데이 연휴에서부터 9월초의 노동절 연휴까지 먹어치우는 핫독의 수가 약 70억개로 추정된다.
특히 어린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핫독의 맛에 길들여져서 ‘골고루 먹어야 한다’는 부모의 성화에도 불구하고 다른 음식보다 핫독을 선호한다. 가공된 육류가 결장암 등을 일으킬 위험을 가중시킨다는 연구결과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의 핫독 소비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최근 세계 암 저널지에 발표된 프랑스 의학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시지나 베이컨 등 육류를 방부제나 색소, 아질산염(nitrite)을 넣어 가공한 식품을 유럽인들이 특히 많이 먹고 이같은 추세는 결장암의 발병 위험률을 50%까지 높이고 있다. 이들은 약 50만명의 유럽인을 대상으로 음식과 암 발병의 상호관계를 조사해서 이같이 ‘핫독 같은 제품을 자제하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그 외에 지난달 하버드 의대 연구진들은 가공 육류제품을 너무 많이 먹으면 ‘타입2 당뇨’ 발병률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 12년 동안 40세에서 75세까지의 남성 4만2,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식습관을 조사한 결과 가공육류를 일주일에 5번 이상 먹는 남성들은 육류를 거의 안 먹는 사람에 비해 타입2 당뇨 발병률이 46%나 높았다고 분석했다.
의학자나 영양학자들은 그러나 핫독이나 햄 등 가공 육류제품을 무조건 배제할 필요는 없고 다만 그 횟수를 줄이라고 권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 대신 생선이나 닭고기나 터키, 곡류, 채소 등으로 대체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말하다.
최근에는 아질산염이 함유되지 않은 핫독이나 베이컨, 햄 등도 일부 수퍼마켓이나 건강식품점에서 팔고 있다. 따라서 핫독 등의 가공 육류제품을 구입하기 전에 아질산염이 함유되지 않은 식품인가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정인 기자> jungi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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