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즈에 위치한 한인 회사를 다니고 있는 김모(25·여)씨는 “결혼하면 아이를 낳지 않거나 낳아도 하나만 가질 겁니다”라고 한다. 아이 하나를 잘 키우기도 어려운데 여럿을 양육할 자신이 없다는 이유다.
김씨의 의견에 왈가왈부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모두가 한인인 김씨 직장 동료들의 자녀수를 헤아려보면 앞날이 걱정된다.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16명중 미혼자 4명을 제외한 12명의 자녀수는 17명으로 평균 1.417명이다.
지난해 한국 여성 1인당 출산율 1.42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나이가 젊은 기혼자일수록 자녀수는 더욱 적다. 이 직장의 30대 기혼자 중 3명은 아예 자녀가 하나도 없고 20, 30대 미혼자들도 많은 자녀를 원하고 있지 않다.
적어도 한 부부가 2명을 낳아야 현재의 인구 수준을 유지하지만 출산 기피와 결혼 지연 등으로 뉴욕지역 한인 인구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테러의 영향으로 미연방정부가 방문기한을 단축시키고 기한 연장을 까다롭게 심사하는 등 입국을 크게 규제할 방침이어서 외부로부터의 한인 인구 유입 전망도 밝지 않다.
또한 한국 사회도 본격적인 인구 감소 시대를 맞아 정부 차원에서 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을 정도여서 앞으로는 유학생 등의 입국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뉴욕 한인사회가 당면한 이슈중 하나는 ‘한인 상권 보호’다. 플러싱 지역에서 한인이 운영하는 단일 상가로는 최대인 ‘서울플라자’가 모기지를 체납, 법적 사태로 비화하면서 한인들이 공동으로 위기감을 느낀 것이다.
한인 상권의 중심이었던 메인스트릿을 중국인에게 내줬고 이제 노던 블러바드마저 타민족의 손에 넘어가 생활 터전을 상실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유니온 스트릿에서 자영업을 하는 정모(53)씨는 “메인스트릿을 지나다 보면 넘쳐나는 중국인들을 보고 놀란다”며 “어디에서 이처럼 많은 중국인들이 꾸역꾸역 몰려드는지 걱정도 되고 부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민자로서 삶의 터전을 지키고 나아가 한인 사회의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1세, 1.5세에 이어 2세, 3세들이 원활하게 세대 교체를 이루고 수적 확대를 통해 생산력과 구매력을 제고해야만 한다. 인구 감소 시대를 맞아 상권 보호와 함께 한인 사회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모두에게 시급하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