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설명할 때 흔히 ‘제로섬 사회(Zero-Sum Society)’라는 말을 쓰곤 한다.
경제학자인 레스터 서로(Lester Thurow)가 처음 사용한 용어로 스포츠에서 승패를 모두 합하면 제로가 되는 것, 도박에서 내가 따면 다른 사람이 그 만큼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의 개념이다.
사회 구조가 제로섬 사회가 되면 이런 일이 생긴다. 한정된 시장내에서 어떤 일로 이득을 얻는 사람이 있으면 가만히 있던 사람은 반대로 그만큼의 손해를 입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로섬의 개념 자체는 심리적 요인-상대적 박탈감 등-이 크다고 볼수도 있다.
아직도 한인사회는 제로섬 사회로 이해되고 있는 것 같다.
마음속에 일정 규모의 파이를 정해놓고 자신은 가만히 있는데 주위에서 누군가가 큰 이득을 취했다면 본인이 그 만큼의 손해를 본다는 생각이 만연돼 있다.
자신의 업소 근처에 또하나의 동종 업소가 생긴다든지, 인근 동종 업소가 서비스 개선 등으로 높은 수익을 올렸을 때 상대적으로 자신이 손해를 입었다는 인식을 갖기도 한다.
동업을 하면서도 파트너가 약간이라도 더 이익을 취했다면 자신의 몫에서 빠져나간 것과 같은 생각을 하며 서로를 믿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한인끼리 동업을 하지 말라는 오랜 불문율도 이처럼 제로섬의 개념에서 발전된 것이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얘기와도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경제와 사회 규모가 클수록 제로섬의 개념은 약화된다.
성장하고 발전하는 사회일수록 파이가 크고 나누어 가질 몫도 커지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자기 몫을 키우더라도 다른 한쪽의 희생과 직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플라자의 차압소송 사건을 지켜보면서 혹시라도 이번 일로 자신이 받게될 작은 이익 또는 손해를 따지는 한인들이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경제 원칙에 따라 이번 사건의 잘잘못이 가려지고 업체의 성쇠가 결정되겠지만 한인 경제의 ‘파이’를 키우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심리적인 제로섬 사회의 압박감에서 벗어나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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