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흔들리는 플러싱 한인상권
▶ (2) 한인상권 인프라를 구축하자
3년 전인 1999년 뜻 있는 일부 한인들이 중심이 돼 플러싱 지역의 한인 상권을 육성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자며 ‘한인상권 개발위원회’가 결성됐다.
한인 상권 잠식이 심화되면서 이에 대항해 장기전략과 세부계획을 수립, 플러싱 지역 한인 사회의 발전을 이루자는 취지 아래 출범은 의욕적이었다. 당시 한인 사업자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개발위원회의 출범 취지에 크게 공감, 앞날을 기대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일을 실행하는 단계에 이르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추진을 막는 장벽이 너무 많았고 무엇보다 자금 확보에 실패했다. 결국 위원회는 출범 3개월만에 흐지부지 문을 닫았다.
최근 플러싱 지역 한인 상권을 조사, 연구한 플러싱디벨럽먼트센터(소장 김광식)에 따르면 "서울플라자 사태를 계기로 한인 상권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무엇보다 인프라 구축에 실패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투자 마인드 결여 ▲사업자들의 영세성 ▲정보교환 부족 ▲금융 서비스 미비 등이 오늘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설명이다.
"돈을 벌면 한인들은 집하고 고급차를 사지만 중국인들은 상가를 구입해요. 중국인 소유의 건물에서 한인 업소가 안정적으로 영업할 수가 있겠어요." 유니온스트릿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K씨(46)의 지적은 한인들의 투자 마인드 결여를 꼬집고 있다.
또한 한인업소들의 영세성 극복도 심각한 과제다. K씨는 "중국인들은 공동투자, 합작에 익숙하지만 한인끼리는 절대로 뭉치지 못해요. 물론 저도 이런 한인들 부류에 속하지만… "이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결속력 약화는 정보교환 부족 등 인프라 구축의 최대 장애물이다. 중국인들이 번영위원회를 구성해 장기적인 상권개발에 나서고 이를 조건으로 시정부로부터 지원까지 받고 있는 현실과 비교하면 앞날은 더욱 어둡다. 금융 전문가들도 한인 금융기관이 다른 주류은행 등과 비교해 소규모 융자를 너무 꺼려 한인 상권 확대 및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된다고 조언했다.
한인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플러싱 지역의 상용 건물을 구입하는 중국계와 한인 비율은 7대1 이상으로 벌어졌다. 상용건물, 토지를 가리지 않고 개인 또는 공동 투자 형식으로 밀물처럼 몰려드는 중국계의 부산한 움직임 속에 인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한인상권의 자리는 갈수록 좁아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하루빨리 기금을 확보해 전문가가 참여하는 상권 특별위원회 등의 기관을 설립, 아이디어를 수렴하고 장기적인 플랜을 세워 조직적으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춘형 플러싱한인회장은 "한인 커뮤니티가 상권 신장을 위한 토대를 구축하는데 소홀했기 때문에 현재의 위기를 맞았다"며 "지금부터라도 인프라 구축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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