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품·상금보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자발적으로 학습해야
9∼11학년 학생들 중 스탠포드 9 성적이 각 학년의 상위 10% 혹은 주 전체 학생의 상위 5%(각 학년별)에 속하는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1,000달러의 주지사 장학금 제도는 그동안 최선을 다하지 않고 이 시험에 임해온 많은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아주 효과적인 동기부여(motivation)가 되었다고 본다.
내신 성적에 전혀 반영되지 않고 대학 진학에 필요한 시험이 아닌 이상 그렇지 않아도 여러 시험에 시달리는 고등학교 학생들은 스탠포드 9 시험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많은 학생들이 최선을 다해 임하지 않아 온 것이다. 지난해부터 실시된 이 주지사 장학금 제도는 특히 기초실력은 단단하지만 부족한 노력으로 인해 변변치 못한 성적을 받아 오던 학생들에게 자신의 기본실력을 발휘함으로 1,000달러의 장학금을 받게 되는 기쁜 소식을 전해 주기도 했다.
장학금 받는 학생들의 명단을 발표하던 날 수많은 학생들이 복도에 모여 전시된 명단을 보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학생들에게 좀더 노력하도록 도전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부, 명예, 원하는 직업 선택, 명문대 입학 등이 있겠지만 모두 다 그들에겐 먼 훗날의 일이라 여겨져서 지금 임하는 공부나 교내 활동과 직접 연결시키지 못하고 그다지 큰 노력을 안 하는지도 모르겠다.
워낙에 내적 동기유발(self-motivated)이 된 학생들은 어떤 환경에서도 자신의 미래의 꿈을 향해 아무런 보상 없이도 끊임없이 전진해 나가겠지만 대부분의 고등학생들은 눈에 보이는, 손에 닿는 보상이 있을 때에 비로소 좀더 노력하고 흥미를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는가 보다.
사실 이 곳 미국은 교내에서 가장 인기 있고 주목을 많이 받는 학생들은 대부분이 운동선수들 특히 풋볼선수들이나 치어 리더들이며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오히려 ‘nerd’라고 여겨 우습게 보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
좋은 성적을 도모하려면 좋은 성적 받는 학생들과 행실이 바른 학생들을 인정하여 표창하여 이 학생들이 대학 진학도 하고, 여러 곳으로부터 장학금도 받아 성공적인 사회생활에 바른 출발을 일깨우는 학교내 분위기와 문화를 먼저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필자 학교의 한 영어교사가 ‘우리 학교의 성적이 오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제목으로 에세이 숙제를 내어 주었더니 다음의 내용들을 적었다.
1. 한 교실에 20명 미만이 수업하기.
2. 교사들이 좀 더 재미있게, 책 보다 멀티미디어 컴퓨터로 지루하지 않게 강의하고 대화에 적극 참여하는 토론식 수업하기.
3. 컴퓨터가 없는 학생들에게 컴퓨터 대여하기.
4. 상금제도를 도입해서 GPA 3.0 이상일 때 상금주기.
5. 성적이 오르면 푸짐한 상품주기.
단 한 명의 학생도 학생 자신들의 노력이나 고쳐야 할 점을 적지 않고 교사나 환경들을 거론한 것에 실망했고 자신의 성적이나 미래의 계획을 상품이나 상금을 미끼로 그야말로 억지로 노력하게 하겠다는 내용에도 실망했다. 하지만 이 학생들의 응답 내용들은 그야말로 편안한 생활을 누리는 요즘 고등학생들의 솔직한 심정인 것 같다.
테크놀러지의 발달로 필요한 정보 수입을 어느 교사보다도 더 빨리 입수하고 컴퓨터 채팅으로 국경을 넘어 친구들과 맘껏 연락하며 현란한 음악과 미디어에 푹 빠져있고 성적이 그리 뛰어나지 않아도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들어갈 2년제 혹은 4년제 대학들의 문이 활짝 열려 있을 뿐 아니라 괜찮은 수입을 보장해 주는 여러 전문 직업훈련학교(technical school)들이 즐비해 있는 이곳 미국에서 많은 학생들은 의무교육이기 때문에 고등학교에 나오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학교측에 ‘나의 성적을 올리려면 이렇게 하여주오!’라고 요구하는 것과도 같은 이 학생들의 글들을 읽으며 필자의 학교에서 필자의 노력이 가장 필요한 부분이 바로 학생들에게 현재 공부하는 것이 자신의 멋진 미래를 위해, 자신의 세운 인생의 목표를 위해, 남이 아닌 바로 자신을 위해 하는 것임을 일깨워 주는 것이라 생각하며 어깨가 무거워짐을 느낀다.
이 노력에 부모님들도 가정에서 동참하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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