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웃 힐스 선셋플라자 드라이브 산꼭대기에 자리잡은 조하연씨의 집은 ‘작은 뮤지엄’이다.
겉보기엔 특별한 것이 없지만 문패부터 ‘작품’으로 장식된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인테리어 잡지속에 들어선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그림, 조각, 사진, 가구, 장식품으로 가득찬 커스텀 뮤지엄. 수많은 실내장식이 모두 유명작가의 작품들이요, 어느 한 곳도 그냥 눈길을 스칠 수 없게끔 공간마다, 벽마다, 코너마다, 특별한 모양의 소품들이 조씨의 높은 안목으로 뽑혀와 정성스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매스터베드룸과 4개의 게스트 쉬트, 2개의 리빙룸과 패밀리룸, 다이닝룸, 서재겸 오피스로 이루어진 이 집에는 최근 구입한 백남준의 비디오작품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데이빗 하크니, 페르난드 레제, 리처드 디벤콘 등 무려 130여점을 헤아리는 예술작품들이 곳곳을 장식하고 있어 무엇을 먼저 구경해야할지 눈이 호사스럽다.
이 집은 오래전 여배우 주디 갈랜드가 살던 곳. 라이자 미넬리가 태어난 곳이며 나중에 새미 데이비스 주니어가 구입한 후 랫팩으로 불리던 프랭크 시내트라, 피터 로포드, 조이 비숍, 딘 마틴등이 찾아와 자주 파티를 즐기던, 할리웃의 역사가 담긴 집이다.
조씨는 이집을 95년에 구입, 베드룸이 5개 있던 윗층을 리모델링해 큼직한 매스터 베드룸 하나와 게스트 쉬트로 바꾸고 여기 저기 손을 보아 지금의 예술적인 공간으로 재창조했다.
3층으로 지어진 이 집은 들어서는 곳이 중간층으로 갤러리를 방불케하는 포멀 리빙룸과 패밀리룸, 키친과 다이닝룸이 이어진다.
계단을 반쯤 내려간 곳에 위치한 오픈 코너는 서재 겸 오피스로 컨템포하게 꾸몄고, 계단을 다 내려간 아래층은 리빙룸을 사이에 두고 2개의 손님방이 있는 게스트 쉬트로 만들었다. 아래층은 모던 클래식 스타일의 위층과는 전혀 다르게 동양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앤틱 스타일로 장식, 한쪽 게스트룸은 실크와 벨벳으로 부드럽고 로맨틱한 무드를 냈고 건너편 게스트룸은 고즈넉한 아시안 풍으로 꾸몄다.
어느 층에서나 아름다운 가든으로 나서면 LA시가 한눈에 들어오는 뷰가 있고 뜰에는 새미 데이비스 주니어가 지었다는 큼직한 수영장과 수십명이 파티할 수 있는 별채가 따로 지어져 있다.
이렇게 완벽하게 꾸민 집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조씨는 자주 사람들을 초청한다. 자신이 쓰는 매스터베드룸 외엔 모두 게스트룸으로 개조한 것도 곳곳에서 오는 친지, 손님들에게 언제나 개방하기 위한 것.
LA카운티 뮤지엄(LACMA)의 극동예술부와 현대미술부의 주요 멤버이며 한인미술가 후원단체인 KAFA의 전회장인 조하연씨는 일년에 수차례 자신의 집에서 이 단체들을 위한 파티를 주최해 모금을 돕기도 하고 예술을 좋아하는 친지들을 불러모아 자신이 직접 피아노 연주하는 음악회를 갖거나 미술강의를 듣기도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사는 사람은 행복할까?
"아침에 일어나면 마음이 따뜻하고 감사합니다. 갖고 싶은 것, 하고싶은 일, 사랑하는 사람들 다 갖고 있잖아요. 더 바란다면 욕심이죠. 하루하루, 순간순간을 즐기면서 살고 있습니다"
"삶의 열정은 미술과 음악이고, 예쁜건 다 좋아한다"는 조하연씨는 예술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일과 생활과 취미가 하나로 어우러진 그녀의 삶 자체가 수많은 소장품중 가장 예쁜 작품이라고 느껴졌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