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 엄마, 얘좀 어떻게.........."
"아니 우리애가 댁의 ‘테이블’에 올라간 것도 아닌데....."
십여년만에 고국을 다녀온 중년의 아주머니는 할말을 잊었노라고 했다.
모처럼 고국 땅에서 외식한번 하려다 봉변만 당했단다. 두 개가 붙은 테이블에서 한쪽을 사용하던 그 아주머니와 식구들은 붙은 테이블 위에 올라와서 뛰는 아이를 보고는 아연실색했지만 애엄마는 나몰라라하고 수다떠는데만 열중하기에 참다못해 점잖게 한마디하신게 영 씁쓸한 결과만 초래하고 말았다.
언제부터인가 삼강오륜은 고전에나 나오는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렸고 어른들이 젊은이들 눈치를 보고 살아야하는 이상야릇한 풍습이 나라전체를 휩쓸고 있다.
아이들도 한국에서 자란 아이들과 미국에서 자란 아이들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 온 엄마들은 자기아이들이 야무지고 여기 아이들은 바보 같다고 한다. 이곳 엄마들은 한국에서 온 아이들은 발랑 까졌고 여기 아이들은 순진하다고 한다. 다 제 눈의 안경이겠지만 환경의 지배가 가장 큰 원인이 아닌가 싶다.
우리 한국인들은 나보다는 ‘우리’라는 단어를 늘 즐겨 써왔다.
’I’와 ‘Me’를 앞세우는 서양인들과는 다르게 말이다. 서양인들이 들으면 오해할만한 ‘우리마누라’란 말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쓰여왔기에 아무도 이 말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엄밀히 따지면 일처다부제로 들리는 말이지만.
그렇게 항상 우리를 강조하던 한국에 갑자기 나와 내 새끼 외에는 눈에 안 보이는 이상한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 좁은 땅에서 유치원시절부터 터지는 경쟁을 시작하니 남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박혀서 그런 건지 공동생활에 관한 이해가 너무도 부족하다. 이곳 서양사회는 개인주의가 기본으로 되어 있지만 공동체 안에서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사실은 어릴 때부터 몸에 배도록 가르친다. 이곳은 개인주의지만 결코 이기주의는 용납이 안 된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 조국에서는 조금이라도 손해보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극도의 이기주의가 점점 기승을 떨친다.
그건 썩을 대로 썩은 우리네의 지도자들의 행적과 무관하지가 않을 것 같다. 아이들의 ‘Discipline’를 기죽이는 일이라고 착각하는 젊은 부모들의 숫자가 늘어가는 만큼 조국의 앞날은 암담하다.
미국에 조기 유학을 보내놓고 모든 걸 돈으로만 해결하려는 어리석은 부모들, 돈 없으면 아이들이 기가 죽어 안 된다는 무지한 부모들, 맞벌이하는 동포들의 사정은 전혀 고려도 안하고 이모다 삼촌이다 하며 아이들을 맡겨놓고는 돈만 보내주어 알뜰하고 성실하게 사는 이곳 아이들과 사촌간에도 위화감이 조성되는 일을 아무 느낌 없이 버젓이 저지르는 고국의 부모들, 아이들은 공부보다 끼리끼리 몰려다니며 고급 차에 노래방 PC방으로 발전 없는 소비생활만 열심인줄도 모르는 부모들, 학교에서도 여기 한국아이들과 어울리면 영어라도 빨리 늘텐데 저희들끼리만 몰려다니며 한국말만 떠들어대니 여기는 무엇하러들 왔는가 싶다.
쉽게 번 돈 쉽게 쓸 수 있는지는 몰라도 당신들이 보내는 엄청난 외화로 당신 자식들이 기가 살지는 몰라도 그들의 가치관은 날로 황폐해가고 있다는 사실도 아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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