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유학 2년반만에 하버드대 합격
▶ 하반신 장애인 공승규 군
휠체어에 의지해야만 세상에 나갈 수 있는 장애인이 명문 하버드대에 당당히 합격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메릴랜드 락빌에 소재한 조지타운 프리퍼러토리(Preparatory) 스쿨 12학년에 재학중인 공승규 군(20). 승규군은 지난해 12월 하버드대로부터 입학 허가서를 받아 오는 9월 진학한다.
하반신 장애자인 승규군의 합격은 더군다나 한국에서 단신 유학온 지 2년반 밖에 안돼 얻은 성과라 그 의미는 더욱 값지다.
“원서를 넣었을 때 엄마에게 그랬어요. 후회없이 공부했습니다. 이젠 떨어져도 상관없습니다…. 다행히 붙어 기쁩니다."
승규군은 99년 봄, 서울 세화고 2학년을 다니다 홀몸으로 태평양을 건넸다. 유학은 전적으로 그의 결심이었다.
"미국은 장애인들에게 기회가 많고 시설도 좋다고 들었지요. 한국에선 장애인이 일반인들과 똑같은 기회를 받기가 쉽지 않아요."
7월 한달동안 서머스쿨을 다닌 후 조지타운 프렙스쿨 10학년에 등록했다. 이 학교는 조지타운대 부속고교 성격으로 1789년 설립된 전통의 명문 사립. 전교 학생수가 4백20명에 불과하지만 졸업생의 30%가 전미 20위권내 명문대에 진학할 정도로 세계 각지에서 우수한 학생들이 모인다.
워싱턴에 아는 사람이라곤 아버지의 친구분이 유일했다.기숙사에 들어간 그는 영어가 부족해 외톨이가 되어 너무나 외로웠다. 방학 때마다 한국을 찾아 이겨냈지만 영어는 그를 한동안 괴롭혔다.
“영어에 대한 준비없이 무작정 한국서 온 것이지요. 학교에 들어간 첫해는 숙제를 못알아들어 빵점을 맞은 적도 있었지요."
수업방식은 한국과 달랐다. 하루 서너시간 분량의 숙제를 소화하지 않으면 진도를 따라가지 못했고 시험은 1, 2주마다 있어 꾸준히 공부하지 않으면 좋은 성적을 내기 힘들었다.
그는 예습 위주인 숙제를 완벽하게 하고 기숙사 동료들이 잠든 시각 수건으로 불빛을 막아가며 정진했다.
방과 후에는 교내 오케스트라의 제1 바이올리니스트로 활약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익힌 바이올린 실력 덕분이었다. 어려서부터 재활치료를 위해 부모님이 가르친 수영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지난해 6월에는 애리조나 장애인 대회에서 금메달 셋, 은메달 한 개를 따내며 에너지를 재충전하기도 했다. 기실 그는 99년 방콕 장애인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수영왕 출신.
결국 지난 학기에는 전체 수석을 차지했으며 SAT-I 점수1,460점을 받아 그 어렵다는 하버드대 입학허가서를 받아냈다.
“자기가 생각하기에 따라 인생의 가는 길이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따라하기보다는 혼자 자기의 길을 만드는 게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에게 헬렌 켈러류의 특별한 롤모델은 없었다. 그리고 장애인이어서 좌절한 적도 없었다. 초등학교때는 반장을 두 번이나 지낼 정도로 리더십이 있는데다 친구들도 많았다. 공부 틈틈이 와싱톤 중앙장로교회에 출석하며 기도생활을 해왔다.
그의 긍정적인 사고 형성에는 부모님의 도움이 컸다. 외환은행 지점장을 지낸 아버지 공영배씨(60. 부동산 임대업)와 어머니 우미애씨(54)는 82년 태어나면서부터 척추지방종이라는 희귀병으로 하반신을 못쓰는 그에게“너도 할 수 있다"란 자신감을 가르쳤다.
대학에 진학하면 경제학을 전공할 생각이라는 승규군은 그러나‘장차 뭐가 되겠다는 계획’은 품고있지 않다.“뭘 하던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싶다"는 그는“제가 받은 것만큼 이 사회에 돌려주는 삶을 살고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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