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의 새 에이스 박찬호(29)와 아메리칸리그 포수 부문 골드 글러브를 10년 연속 수상한 리그 최고의 포수 이반 로드리게스(31)가 스프링캠프 사흘째인 17일부터 일찌감치 호흡 맞추기에 돌입했다. 코칭스태프가 생각한 일정보다 빨라 올시즌 아메리칸리그 최강의 배터리 탄생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반 로드리게스는 지난 시즌 막판인 9월 왼 무릎 인대 수술을 받았다. 그래서 박찬호와 같이 15일부터 스프링캠프에 합류했으나 무릎에 부담을 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포수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박찬호가 스프링캠프 첫날인 15일 불펜 투구를 했을 때는 마이너리그 포수가 그의 공을 받았다. 박찬호는 16일 인터뷰에서도 "이반 로드리게스와는 3월이 돼야 호흡을 맞춰볼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무릎이 완전치 않아 보였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17일 박찬호의 2차 불펜 때 예상을 깨고 이반 로드리게스가 포수 마스크를 쓰고 앉았다. 새 에이스 박찬호와 이반 로드리게스가 배터리를 이룬 불펜 투구가 계속되는 10분 동안 텍사스의 제리 내런감독, 오스카 아코스타 투수코치, 오렐 허샤이저 단장 보좌역의 관심이 집중됐음은 물론이다. 이반 로드리게스는 전 날 가볍게 다른 투수들의 공을 받아 본 것으로 확인돼 이미 이날 박찬호가 불펜 투수를 할 때 포수 마스크를 쓸 작정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반 로드리게스는 2001시즌까지 10년 연속 골드글러브를 수상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자니 벤치와 함께 포수 부문 최다 연속 공동 타이를 이루고 있다. 1992년 텍사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통산 3할4리, 196홈런, 769타점을 기록하고 있는 강타자이다. 특히 도루 저지에 관해서는 타 포수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문제는 타격을 선호하는 스타일로 변해가고 있어 ‘텍사스 투수진의 부진은 일부 이반 로드리게스의 책임도 있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이반 로드리게스가 일찍 박찬호의 공을 받기 시작한 것은 ‘과연 우리팀의 에이스로 손색이 없는가’를 확인하고 싶은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였다. 결과는 박찬호와 이반 로드리게스 모두 만족이다.
<포트샬럿, 플로리다주-장윤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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