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아이가 들어서 일을 하지 못하게 되었고 옷을 만들고 싶은 그 꿈을 버리지 못해서 아직도 때때로 꿈틀거리다 남편과의 마찰이 가끔 생기는 것을 마음아파 하는 교회 집사님이 내게 질문을 했다. "정민 씨를 정말 생각해서 말씀 드리는 건 데, 욕심과 의욕의 정의를 한번 내려보세요.." 그런 질문을 듣고 나니 내가 지금 서있는 자리가 내가 원하던 자리가 아니 였음을 분명히 알 수 있었고, 내가 뭔가 남들에게 비취어보이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구나 하는 우려도 들었다.
아이가 잠이 들고 나도 모르게 냉장고를 째려보고 있었다. 냉장고에게 내가 욕심과 의욕이 뭐지? 하고 물으니 냉장고가 "내가 냉동실에 굴비를 넣어 익히고 싶다면 그건 욕심 일거고, 냉장실의 야채가 하루라도 더 싱싱하게 버틸 수 있다면 그건 의욕이겠지..."하는 거 같았다.
나는 그런 질문을 들은 것이 내가 지금 보이기에 냉동실에서 굴비를 익히려는 것처럼 보이는지 생각해 보기로 했다.
마음을 접으려고 해도 내 마음속에 무엇이 자리를 잡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처음 의상디자인을 시작했을 때와는 나의 조건이 너무 많이 바뀌어 있는데, 나는 그런 나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렇다고 이루지 못할 꿈일 수 있으니 하루빨리 의상디자이너가 되겠다는 마음을 버리기에는 내가 바친 7년이 너무 허탈하지 않은가...
기도를 하며 달래도 접어지지 않고, 밝게 웃는 아이를 보고 미안한 마음에 턱없이 부족한 엄마의 모습을 반성해도 완전히 털어낼 수 없다면 한번은 꼭 제대로 해봐야 하는 일일 것이라는 결심이 선다. 행여 나이가 들거나 손을 놀려 둔해질 까봐 마루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내 꿈의 한 덩어리. 집을 치워도 부피도 크고 반듯이 정리가 될 수 없어서 인지 항상 깨끗하지 않은 내 집 마루 한 켠 을 그나마 허락한 남편이 지금은 고맙다. 결국은 또 감사함으로 끝날 푸념인 것을 난 왜 항상 한숨으로 시작하는지 모르겠다. 내일은 한숨 없이 기쁨으로 사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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