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한 파운드를 소에서 얻으려면 곡물 16파운드가 드는데 그 양은 사람 32명이 하루를 먹을 수 있는 양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알고 먹는다는 것에 대해 잠시 생각해 봤다.
우리가 먹는 때는 배가 고파서, 그냥 때가 되니까, 손이 자꾸 가서, 심심해서, 아까워서, 죽기 싫어서 등 여러 이유가 많겠지만 그중 제일 나쁜 습관은 배가 불러 못 살겠다고 하면서도 고놈의 맛 때문에 자꾸만 먹는 때인 것 같다. 사실 맛을 느끼는 곳은 심장이나 위나 장같이 큰 장기가 아닌 입안에 감추어져 유독 잘 보이지도 않는 고작 십센티 남짓한 혀뿐인데 그 혀에 아부하느라 질질 끌려 다니며 습관을 맛과 바꾸지 못하고 살고있다.
기독교인으로서 원죄의 시작도 잘못 먹은 과실 때문인 것을 알고 노아 홍수 후 먹을 것이 없어 할 수 없이 육식을 허락하셨다지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창세기 일장에 이미 채식하라 하신 것을 보면 만드신 이가 필요 이하로 주시지는 않으셨으리라 생각되어지면서도 단지 맛 때문에 온갖 성인병의 원흉이라는 고기를 줄기차게 먹고 산다.
볶아먹고 지져먹고 튀겨먹고 삶아먹고 구워먹고 끓여먹고도 모자라 뭔 방법 더 없나 끊임없이 연구하며 의견 교환한다. 내가 만일 며칠만 굶는다면 즉각 고인이 되실 터이니 결국 ‘먹는 것=나’ 이런 공식이 성립되는 데 먹는 것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한다. 이참에 몸에 좋지도 않다는 고기를 온 식구가 줄이거나 끊으면 낯모르는 사람의 양식을 챙겨 놓는 일거 양득이 아닐까 마음을 먹고 나니 먹는 것이 꼭 음식만은 아니라고 보이지도 닳지도 않는 그러나 매일매일 먹고사는 마음이 자기도 나선다. 마음 돌려먹지 못해 고쳐먹지 못해 수많은 시간 낭비해가며 꼬박꼬박 세끼 찾아 먹다보면 뒤도 안쳐지며 잘도 따라오는 나이 또한 먹는 것일 줄이야!
내 일생이 이왕에 이렇게 꼭 먹어야 할 바엔 나를 움직여 활동케 하는 원동력인 음식과 내 성품 되어 터줏대감 노릇에다 얼굴까지 책임져줄 먹는 마음을 둘 다 잘 먹어 보리라. ‘나이 값=잘 먹은 음식+잘 먹은 마음’.
아인슈타인도 안 부러운 공식 발견에 기분 좋은 날 백지에 일필휘지(?) 날리다. "오늘도 잘 먹을 것!" (욕먹는 일만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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