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살았던 포스터 시티에는 일본인들이 많이 살았다.
후지쓰, 히다치, 미츠비시 등 일본계 전자회사들의 지사가 주변에 많이 위치한 때문이었다. 어덜트 스쿨에 가면 일본 지·상사 주재원의 부인들이 많이 나와 영어를 익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곳 초등학교에서 일본인들은 인기가 높았다.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PTA에서 맹렬하게 활동하는 부모들이 있는 것도 아닌데, 교장과 교사들은 일본 학부모들이라면 ‘한 수 접고 들어가는 식’이었다.
일본이 강대국이고, 일본인들이 예절에 밝기 때문인가 생각해봤지만, 나중에 깨달은 것은 일본사람들이 학교에 ‘예쁜 짓’을 잘한다는 것이었다.
그들의 방법은 간단했다. 연간 몇차례 일본인들끼리 함께 모여 거라지 세일을 했고, 남는 수익금은 모두 학교에 기부했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다 보니 학교측에서도 일본인들의 거라지 세일이 있으면 미리부터 가정통신문을 내보내 적극적인 홍보를 아끼지 않았다.
일본인들이 집에서 가지고 나오는 물건들도 깨끗하고 쓸모가 많아 가장 인기있는 거라지 세일로 자리잡았다.
미국에서 기부는 곧 전략이고 투자로 자리잡았다. 미국의 부호들로 손꼽히는 사람들은 ‘록펠러 재단’이나 ‘카네기 재단’과 같이 부(富)를 사회에 기부해 만든 재단으로 후손들에게 이름을 남기고 있다. 세계 최고 부자인 빌 게이츠는 200억달러를 기부해 만든 재단으로 유명하다.
미국인들은 기부가 생활화됐다. 학교에서는 크리스마스 선물과 생활용품, 심지어 초코렛을 팔아서 교육자료를 사고 학교 시설을 수리한다.
한국에서도 학부모들이 학교에 돈과 물건을 기부하는 사례가 많지만 미국에서의 기부는 한국식 ‘치맛바람’과 다르다. 우선 기부 대상자가 전교생으로, 육성회장이나 돈 많은 일부 학부모가 생색을 내는 한국식과 차이가 난다.
미국에서는 아이들을 통해 물건을 팔아도 목표를 정해서 강매하지 않고, 기부자는 이름을 밝히지 않아도 된다. 교사가 관여하기 보다는 PTA등이 주관, 소위 돈을 많이 내는 아이들을 교사들이 예뻐할 소지를 아예 없앤다.
한인 학생들은 공부도 잘하고 모범생들이 대부분이지만 한인 커뮤니티가 학교에서 받는 주목은 다른 커뮤니티보다 부족하다.
이유는 한인들이 단결해 학교에 기여하는 정도가 약하기 때문이다. 한인들도 함께 뭉쳐 학교돕기 거라지세일을 해보면 어떨까? 틀림없이 효과가 클 것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