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까지만 해도 벤처 기업들에 대한 투자는 거침이 없었다.
그러나 10년 가까이 누려온 미국의 호황이 하이테크 산업의 거품이 걷히면서 불황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벤처 산업은 과연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인가? 벤처 투자는 중단되고 있는 것인가? 지난해 투자 유치에 성공한 실리콘밸리의 벤처 기업들중 잘 나가는 신흥 벤처 기업 50개사를 선별해 이들의 성공 요인들을 알아본다.
◆ 1. 발데로(Valdero Corp.)
"스펙이 변경되다니?"
고객의 갑작스런 주문에 따라 마케팅 부서가 자료를 정리해 엔지니어링 부서에넘기자 새로운 스펙이 급조되어 생산부로 전달된다.
생산부 구매 파트의 플래너는 이미 라인에 들어선 제품의 공정 중단을 지시하고 새로운 스펙에 필요한 자재를 수배하기 시작한다.
앞으로 6주안에 제품을 출하하려면 적어도 다음 주말까지는 새로운 스펙에 필요한 모든 부품 및 자재를 확보해야 한다. 바이어의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관련 하청 업체들이 바빠진다. 전혀 예상치 못한 변화에 따른 부산함.
제조업체에서는 흔히 겪는 일이다.
단순화한 예지만 마운틴 뷰에 위치한 발데로사는 이런 일련의 업무들을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솔루션인 공급망 관리(SCM: Supply Chain Management)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발데로는 2000년 12월, 75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한데 이어 금년 1월, 2차 펀딩으로 트리니티 벤처스, 인테그럴 캐피털, 클라이너 퍼킨스 카필트 앤드 바이어 등의 벤처 캐피털들로부터 1,55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공급망 관리 애플리케이션 개발판매 벤처 업체이다. 발데로의 경영진은 썬, 시스코, 퀀텀, 루슨트 등에서 공급망 관리 솔루션의 디자인에서 실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은 인재들로, 이들의 경력을 모두 합하면 45년이 넘을 정도로 경험이 풍부하다.
발데로는 솔렉트론, 제이빌, 에쓰씨아이 등과 같은 CM(Contract Manufacturer)들 및 이들의 하청업체들을 공급망의 플레이어들로 두며 아웃소싱에 많이 의존하는 대형 제조업체들을 목표 시장으로 삼고 있다. 시스코, 주니퍼 네트웍스, 썬, 델 컴퓨터와 같은 제조 업체들을 공략하고 있는데 2002년 1월 현재 적어도 고객 세 곳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발데로의 2차 펀딩을 주도한 트리니티 벤처스는 발데로에 투자할 기회를 갖기 위해서 발데로에 수개월 매달렸다고 실토한 바 있는데 발데로가 공급망 관리 솔루션 업체들 가운데서 월등한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발데로의 솔루션은 수시로 발생이 가능한 공급망 상의 여러 변화를 실시간에 가깝게 매일 감지하여 회사의 규율과 전례를 감안하여 적합하게 대응함으로써 재고 및 생산비용 격감은 물론이고 재고 부담, 엔지니어링 수정, 주문 변경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잡다한 분석 및 회계 업무 등에 따르는 프로세스 비용을 줄여주는 큰 매력이 있다.
현실적으로 제조업체들은 대부분 주간보고를 스케줄 관리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으나 이는 엄밀히 따지면 과거 자료의 나열에 불과하다. 지난 한 주간의 데이터를 보여줄 뿐이므로 지금 바로 이 시각의 데이터와는 또 다를 수 있다. 기존의 APS(Advanced Planning System),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등은 과거의 정보를 종합 정리하는 데에는 유용하지만 연속성을 특성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자재 소요량 계획이나 생산 자원 계획(MRP: Material/Manufacturing Requirements/Resources Planning)에 의존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변수를 동시에 고려할 수 없는 한계성, 즉 실시간 분석이 불가능하다는 한계성이 있다. 실시간 정보 교환이야말로 공급망 관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야 "어찌 할 수 있고 없고"에 대한 구별을 할 지혜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이지만 적어도 물리/시간적으로 어찌 할 수 없는 한계선을 넘어서기 전에, 감지된 변화에 따른 부정적인 효과를 최소화할 대응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발데로의 경쟁업체는 최근 주식 시장에서 새삼 가치를 인정받고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아이투 테크놀로지스(i2 Technologies), 매너지스틱스(Manugistics), 에쓰에이피(SAP) 등과 벤처 기업인 버질런스(Vigilance)가 있다. 에이앰알 리서치(AMR Research)는 공급망 관리 시장이 2001년 67억 달러에서 2005년에는 21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인터네셔널데이터(International Data Corp.)는 2004년에 3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 김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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