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상호 특파원이 본 격변하는 베트남 1
▶ 싼인건비 우수한 노동력 미국 바이어들 문전성시
미·베트남 자유무역 협정이 지난 연말 발효됐다. 이로써 베트남 제품의 미 관세는 종전의 10분의1 정도로 떨어졌다. 미 수출의 최대 장벽이었던 관세가 해결된 것이다. 싼 인건비에다 쿼터 제한도 없고, 일솜씨마저 뛰어난 베트남 상품들은 이제 미 상륙의 날짜만 기다리고 있다. 베트남산 제품이 밀려들면 당장 LA다운타운 한인업체가 그 영향권에 든다. 생산에서 무역으로 비즈니스 패턴을 바꾸는 업체가 나올 정도로 미치는 영향은 파괴력이 예상된다. 변화의 본궤도에 들어선 베트남은 그래서 남가주 한인사회에도 중요하다. 생생한 베트남의 모습을 현지취재를 통해 알아 본다.
<호치민시-고상호 특파원>오전 10시30분. 섭씨 31도를 웃도는 무더운 열대 호치민시(구 사이공)의 ‘두극 공업단지(Thu Duc District)’에는 수 만명의 공원들이 타고 온 모터사이클이 즐비하게 세워져 있고, 사이클의 주인들은 재봉틀 앞에 앉아 손놀림이 바빴다. 연초부터 미국서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주문을 맞추느라 오버타임까지 해가며 밀린 일감을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종업원 1,700명의 한국 완구업체 ‘다누비나’에서는 남가주 놀이동산인 디즈니랜드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팔려나갈 미키마우스와 미니마우스 인형을 만들고 있다. 한국에 본사를 두고 중국에 이어 6년전 베트남에 진출한 오영직 사장은 "최근 디즈니사와 계약을 체결해 올해부터 미 수출이 본격화 될 것"이라며 "지난해까지는 스웨덴의 아이키아(IKEA)등 유럽 회사와의 거래가 주를 이루었으나 자유무역 협정의 발효로 이제 미국 수출이 가능해 졌다"고 말했다.
호치민시의 한국 무역관이 파악하고 있는 이 일대 한국업체는 모두 300여곳. LA 한인업체로는 식품무역을 하는‘킨트& 어소시에이츠(대표 수 킨트)’와 ‘터치다운 운송(대표 윤화경)’등이 지사형태로 호치민에 진출해 있었으나 남가주 한인들의 본격투자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대신 LA서 온 한인 바이어들이 이곳 한국투자 업체들과 접촉, 의류·봉제·잡화·신발등의 수입상담을 하는 예가 부쩍 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남가주 한인 비즈니스에 미치는 베트남 변수는 우선 늘어나고 있는 대미 수출상담에서 엿볼 수 있었다.
현지 베트남 제조 업체들의 분위기 변화는 여러 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같은 날 오후 시내 반대편 ‘탄빈 공업단지(Tanbihn Dictrict)’에 있는 의류업체 ‘탄공 텍스타일’사는 각 상담실마다 고급 승용차를 타고 이곳을 방문한 미국인 바이어들로 인해 영어가 서툰 행정직원까지 총 출동, 수출상담을 벌이고 있다. 미국 바이어중에는 캘리포니아 한인도 상당수라고 한다.
모자를 생산하는 ‘기흥 엔터프라이즈’ 의 현지인 여사장 도 타이 란은 "그동안 미 수출이 불가능해 주문생산방식으로 한국을 거쳐 내보내는 하청업체에 지나지 않았으나 올해부터 자체 브랜드로 미국에 직접 마케팅을 하고 있다"며 "문제는 중국과의 가격 경쟁인데 노동력이 우수해 퀄러티 면에서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베트남의 노동력은 인근 동남아 국가에 비해 우선 기술면에서 앞선다. 섬세한 손놀림으로 인해 불량률이 낮고, 기술도 짧은 기간에 잘 배워 빨라 숙련공이 많다. 성실한 근무자세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멕시코등 중남미 국가의 한인업체들이 종업원들의 잦은 무단 결근과 높은 퇴직률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과 좋은 대비가 된다.
하지만 베트남은 엄연한 사회주의 국가로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결정과 언어와 문화의 이해 부족으로 오는 갈등 소지가 자칫 비즈니스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영어도 문제로 원활한 거래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베트남어 습득노력이 필요하다고 이곳 한인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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