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조폭들이 등장하는 ‘전국구’ 흥행 영화.
’두사부일체’(제니스 엔터테인먼트, 윤제균 감독)가 지난 3일 공개됐다. 거의 대부분 반응이 썰렁해 ‘벽’이라 불리는 기자 시사회였지만 쉴 새 없이 웃음이 터져 나왔다. 영화는 ‘어떻게 하면 한 번이라도 더 웃길 수 있을까’를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다.
웃음의 폭발력 덕택에 ‘두사부일체’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화산고’ 등의 대작과 견줘 ‘의외의 복병’ 또는 ‘예상을 뒤엎는 흥행을 기록할 작품’으로 격상됐다. 제작 단계에선 별 관심을 못끌었던 것과 비교하면 놀라울 정도의 비약이다.
마음껏 웃긴 비결에 대해 정준호는 “매촬영마다 감독과 배우들이 한 시간 이상 현장 회의를 거듭했다. 여러 버전으로 찍은 뒤 가장 웃기는 장면을 모았다”며“이 과정에선 약간의 오버 연기까지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행동대원으로 나온 정웅인 정운택 등도 빛났다. 둘은 외모, 싸움 방식 등 모든것에서 상반된 캐릭터. 둘의 충돌은 웃음의 원천 역을 톡톡히 해냈다. 검도로 단련된 정웅인과 달리 정운택은 박치기와 맨주먹이 주 무기다.
특히 정웅인은 시트콤 ‘세친구’의 윤다훈 버금갈 정도로 작정하고 웃겼다. 노래방 장면에서 엘비스 프레슬리로 분한 그는 자신의 아이디어로 김을 구레나룻처럼 붙이고 나와 폭소를 자아냈다. 대졸 깡패라는 자부심으로 가득하지만 나중에 학력 정체가 탄로 나고 만다.
정운택의 ‘넘버3’ 송강호 버전 연기도 눈에 띄었다. 그는 “메일하냐?”는 질문에 ”매일 한다”며 허리를 앞뒤로 움직이고, 정준호가 “내일부터 학교 간다”고 하자 “형님, 이번에 들어가면 못 나오십니다”라며 바지 가랑이를 붙잡는다. 정준호에게 시도 때도없이 머리를 얻어 맞는데 안쓰러울 정도다. ‘폭력적’이란 지적을 예상했지만 정웅인과의 대립 구도를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학대(?) 받는 장면이 절실했다.
가슴 찡한 장면도 있다. 대학 가기 위해 호스티스를 자청한 여고생 윤주(오승은분), 끝까지 불의에 저항하다가 학교에서 쫓겨 나는 수학교사 조봉팔(박준규 분) 등은 관객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든다.
시나리오를 직접 쓴 윤제균 감독은 “94년 벌어진 S고 학원 비리 사건을 모티브로 삼았고 여기에 영화적 상상력을 보탰다”고 말했다.
오는 14일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과 흥행 맞대결을 펼칠 ‘두사부일체’는서울 명동을 장악한 ‘지역구’ 조폭들의 이야기이지만 전국에서 사랑 받는 ‘전국구’ 영화가 될 전망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