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변천수(전 뉴욕한인회 인권위원장)
개고기 시비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존슨대통령 별장에서 개의 귀를 잡아 개를 일으켜 세웠다가 동물 애호가들로부터 동물학대라는 호된 항의를 비롯해서 잊을만 하면 들먹이는 것이 미국인들의 간접적(경우에 따라서는 직접적) 차별대우(discrimination)의 전형적 형태이다. 문제의 핵심은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방법과 수습방안 내지 야기된 문제를 희석시킬줄 아는 우리의 지혜가 있어야 함이다.
요즈음 교포언론에서 대서 특필하고 고식적인 백가쟁명식 수습책이 거론되는 것을 보면 그 누구도 그 어느 민족 보다도 강경책이 있어 일격에 WB11의 사과를 받아낼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진정 그리 되었으면 다행한 일이겠지만 169 노조사건이다. 팰리세이드 팍의 데이빗 정 사건은 이번 개고기 사건 못지않게 야단법석을 떨었지만 두 케이스 모두 당사자만 골탕먹는 용두사미의 결과만 가져오지 아니했는가. “나”나 “우리가” 문제의 핵심을 알고 끝까지 해결할 용기와 지혜가 없는 발언과 발상은 자제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개고기 문제는 한인만 골탕 먹이는 것’ ‘한인 표적’ ‘인종편견적’이라든지 이로 인해 한인식당 위생문제 등을 전면 확대실시한다는 등의 ‘우리의 편견’이 공식화하는 것은 또 하나의 새로운 문제를 야기시킬 수도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미언론을 주도한다고 자칭하는 뉴욕타임스의 특집보도만 보아도 그들은 여타 국가 특히 신생국가의 이상한 이야기를 심층취재해서 대서특필하는 것을 아주 자주 대하게 된다. 예를 들어, 동경 지하철 러시아워에는 성적 컴플렉스 환자들이 들끓어 여자들의 **부분을 비벼댄다. 서울에서는 남녀 차별이 심하고 외국인 차별대우가 심해서 한국여성이 외국인(특히 미국인)과 손잡고 거리를 활보하면 누구인가 여자의 뺨을 때린다는 허무맹랑한 기사를 특집으로 다루곤 한다.
우리가 그 때마다 항의할 수 있으며 항의해 보았는가?
미리 말해 두지만 대항하지 말자든가, 소극적인 대처방안을 제시하려는 의도로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님을 알리고 싶다.
한인회를 중심으로 한 목소리를 내자 하는 것은 얼핏 듣기에 그럴듯하게 들릴지 몰라도 그렇게 될 경우 한인회가 책임지고 문제를 해결할 태세를 갖추었는지 묻고 싶다.
브루클린 레드애플 사건을 해결할 때 우리는 뉴욕시청 앞에서 9.18 평화시위를 통해 당시 뉴욕시장 딘킨스의 사과와 더불어 데모대를 몰아내는 일에 성공한 것을 생생히 기억한다. 당시 한인회는 인권특별위원회라는 특별위원회(AD HOC Committee)를 만들어 문자 그대로 범동포를 결속시켜 장거를 치룬 경험이 있다.
내년이면 우리는 미국이민 10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우리는 100여년이란 짧은 이민사에서 어느 소수민족 보다도 미주류사회에 공헌한 바 지대하다. 기라성과 같은 음악계의 재원들, 저명한 교수들, 미 암학회를 이끄는 의사를 비롯, 1천여명이 넘는 개업의들, 영상미술의 대가, 우주과학자들, 의식주를 공급해 주는 수만의 소상인들을 비롯, 자랑거리가 하나 둘이 아니다.
이러한 사실을 조직적으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역사적으로는 조선왕조실록이, 한글이 모드 유네스코의 영구 보존물로 지정받은 문화민족임을 널리 알려야 한다. 우리의 문화활동을 전개하여 극소수가 먹을까 말까 하는 개고기 문제를 문제삼는 편견주의자가 발을 붙일 여지가 없게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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