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사태 이후 우리는 매우 심란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우리(뉴요커)들은 많은 사람과 재산을 잃었고 또 많은 자유도 포기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지금 한인사회는 시끌벅적 벌집을 쑤셔놓은 듯 난리다.
어떤 이들은 망신살이 뻗쳐 자존심이 몹시 상해 분통을 토로하고 또 다른 이들은 한국 고유의 음식문화라고 주장하면서 미주류 언론사의 보도 태도에 노골적인 불만을 성토하고 있다.
아무리 개장국이 한국 고유의 음식이라고 표현한다 해도 극수소의 기호이며 대중음식이 아니라는 단서를 달지 않으면 외국사람에겐 한국의 김치처럼 일용식 정도로 오해될 수도 있음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망신살이 왜 하필이면 개 때문인가 하는 한국인들, 그리고 왜 음식문화를 탓하느냐, 그것도 극소수가 비밀(?)리에 먹은 것을 한인 전체를 매도하느냐, 한국이 강대국이라면 그딴 소리 못할 것이 아닌가 하는 사람들. 그러나 우리들의 공통 관심사는 자존심 회복 내지 지키기에 있다고 본다.
개고기를 먹는 이유가 맛이 있다는 것이고 몸보신 나아가서는 정력 증강을 위해서라고 들어왔지만 우리 고유음식이라 먹는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감옥 갈 일도 아닌데 맛나는 음식을 쉬쉬하면서 먹으면 맛이 더 난다는 것인가? 자유롭게 맛을 즐기는 식도락가의 자세라 볼 수 없다. 내가 좋아한다고 무엇이든지(이웃을 아랑곳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자유는 미국에도 없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몸보신이란 영양학적 측면에서 본다면 개고기엔 단백질 함유량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가난하게 살아 일년동안 고기 한점 먹기 어렵든 시절 우리에게 단백질 공급원이 어찌 개고기 뿐이었을까.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영양이 남아돌아 우리 한국인들도 비만증에 걸린 사람이 더 많다. 정력에 좋다하면 지렁이나 까마귀마저 먹어 치운다는 사실을 어떻게 생각해야 한단 말인가.
맛있는 음식이 얼마든지 있다는 걸 모르지는 않을 것이고, 또 몸에 좋다는 것은 적당히 먹고 마시며 규칙적인 운동하는 것, 정신과 체력단련이 건강 및 정력 보강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상기하며 정력에 열등의식이 있다면 개장국 대신 운동을 하자.
까마귀는 우리에게는 재수 없다는 흉조이고 미국인에게는 길조로 아낌을 받고 있다. 개를 사랑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이들을 먹어치우는 한국인(비록 극소수라 하지만)에게 보내는 혐오의 눈초리를 인종차별적이라고 한다면 이는 설득력이 없다.
여러 민족과 이웃하여 살고 있는 우리의 권리와 자유는 이웃을 위한 배려와 존경, 또 사회 구성원으로써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고는 어림도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최근 채널11의 보도 내용을 보면 객관적인 설득력이 있어 정면돌파나 측면지원(누구에게 부탁하여 보도 자제)을 부탁하는 일등은 한번 더 망신을 초래하기 십상이라고 본다.
몇몇 사람들의 식도락은 그 사람들의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고 부각시키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어느 민족이나 못말리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니까, 이런 사람들이 있는 한 개같은 날은 계속될 것이다.
우리 다 함께 우리의 자존심과 긍지를 위하여 노력하자. 그 길이 어디 개 뿐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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