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가정에는 웃음소리가 가득 찬다. 행복한 가정에는 맛있는 음식 냄새가 가득 찬다. 행복한 가정에는 어린이들의 재잘거림이 가득 찬다. 이 중에서도 가정에 온갖 희망을 불어넣는 것은 구김살 없는 어린이들의 재잘거림이다.
어린이들이 있는 집은 마치 어린이 놀이터에 들어선 듯 어지럽고 지저분하다. 그들을 키우는 부모들은 일거리가 많아서인지 자신의 몸 맵시나 옷차림을 돌볼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는 듯이 보인다. 이런 분위기에서도 부모의 얼굴이 빛나고 있음은 어린이들이 주는 기쁨 때문이다.
어린이들은 부모에게 귀여워서, 기특하여서, 어이 없어서, 즐거워서 등 여러가지 의미의 웃음을 제공한다. 무슨 일로 화가 난 사람도 어린이들의 맑은 눈과 마주치면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리고, 편안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신기한 힘을 가지고 있는 어린이들의 재롱이지만, 그들을 제어하기 힘든 때가 많다. 여기서 어른들은 인내를 가지고, 그들을 이해시키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어떤 설득력을 가지고, 어떤 방법으로 일의 옳고 그름을 알려야 하는가를 골똘히 연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어른들은 상호 이해해야 함의 중요성을 깨닫고, 타인과 타협하는 힘을 기르게 되며 인생의 깊이를 맛본다.
어린이들이 성장하면서 문제가 적어지는 것이 아니고, 그들과 함께 문제의 크기도 정비례한다. 세살 때 문제 보다 아홉살 때의 문제가 더 복잡하고 심각해진다는 것이다. 틴에이저 때의 섬세한 문제는 더욱 어른들을 힘들게 한다.
그래서 ‘무자식 상팔자’라는 옛말이 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다’는 말은 자녀가 여럿 있으면 그만큼 마음을 써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이다. 이 반면에는 ‘열 손가락을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고 자녀 수가 많아도 하나같이 예쁘니까 애정을 공평하게 분배해야 한다고 말한다.
가끔 어린이들이 장성하여서 ‘그 부모에게 따로 효도를 해야 하나’라는 의문을 가질 때가 있다. 그 이유는 어린이들이 태어나서 자라면서 부모에게 안겨주는 기쁨과 행복감은 효도의 극치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재롱은 부모에게 삶의 의욕, 미래에 대한 희망 등 가장 중요한 것을 선사하고 있다. 요즈음 미국에서 행한 누가 행복감을 가져다 주느냐는 설문조사에서 수위에 오른 것이 ‘자녀’였음은 당연한 결과인 줄 안다. 만일 이 자녀들이 끝끝내 부모를 사랑한다면 이는 여분의 행복인 줄 안다.
그런데 왜 어른들은 어린이들에게 ‘고맙다’ ‘감사한다’는 말을 사용하기에 인색한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그들을 하나의 인격으로 안 보기 때문인 것 같다. 성장하는 과정에 있는 사람, 또는 미완성의 사람, 또는 어른에게 종속된 사람 등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특별히 ‘감사하다’는 말이 필요 없는 존재라는 생각이 아닐까.
어린이들은 아직 미숙하지만, 어른이 되기 위한 준비과정이라고 하지만, 각 성장기의 그들은 하나의 뚜렷한 존재 가치를 지니고 있는 인격체이다. 그래서 거기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아야 한다. 소파 방정환 선생님이 젊은이, 늙은이에 상응하는 어린이라는 말을 창조하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 어머니가 두살짜리 어린이에게 땡큐, 노 땡큐, 익스큐즈 미, 유어 웰컴, 플리즈라는 말을 가르치는 것도 그 어린이가 어른 세계에서 하나의 인격체로서 살아가는 도구가 되는 말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어린이들은 가정에서 사회에서 어른들이 마주치는 하나의 상대이다. 그렇다면 그들에게도 어른사회의 예의를 실천해야 할 것이다.
‘고맙다, 어린이들아’ 왜 이 말을 하는데 인색했을까. 어린이들은 이 세상을 맑고, 밝고, 아름답게 하는 정화제이다. 동화 ‘벌거숭이 임금’에서도 아부하는 어른들이 벌거숭이 임금을 보고 좋은 옷을 입었다고 말할 때, ‘임금님은 벌거숭이야’ 하고 정직하게 소리친 것은 한 어린이였지 않은가. ‘어린이들아, 고맙다’ 감사의 계절에 너희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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