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모-행동거지 비슷...세트짓고 영화찍다 들통
영화에서 로버트 드 니로의 대역을 맡았던 조셉 마누엘라(51)가 나이 먹은 재향군인들을 속여 전쟁영화를 찍는다고 신병훈련소 세트를 짓게 한 뒤 촬영까지 하다가 경찰이 낌새를 눈치채자 도주했으나 14일 경찰에 체포됐다.
뉴욕주 경찰에 따르면 마누엘라는 지난 3월 뉴욕주의 작은 농장마을 가드프로이 재향군인 기념관의 소유주인 줄리어스 레너드(68)를 찾아와 자신이 드 니로라며 베트남전 영화를 찍는데 필요한 훈련소 세트를 건설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 마누엘라는 레너드에게 베트남전에 참전한 남부 출신 두 형제의 얘기를 영화로 만들 예정이라며 병영과 지하 터널과 탱크 및 철조망 등을 갖춘 훈련소 세트를 지어달라고 말했다.
마누엘라는 세트 건설 경비는 후에 지불할 테니 영수증을 잘 챙겨 놓으라면서 영화 촬영이 끝나면 큰 대가를 지불하겠다고 약속했다. 자신이 재향군인이며 동생은 베트남전서 사망한 레너드는 돈보다도 마누엘라가 영화 속에 동생의 죽음을 기록하겠다는 바람에 5개월간 세트를 지어 지난 8월부터 마누엘라와 그가 데려 온 제작팀에 의해 촬영에 들어갔다.
또 마누엘라는 레너드의 재향군인 친구들을 방문, 전쟁 경험담을 듣기도 했는데 이들은 모두 마누엘라를 진짜 드 니로로 알았다는 것. 촬영은 몇 주간 계속 됐는데 9월 초 마누엘라 일당은 갑자기 짐을 싸들고 종적을 감춰버렸다고 레너드는 말했다.
그런데 경찰에 따르면 마누엘라는 이밖에도 입에 시가를 문 채 벤츠를 타고 맨해턴을 누비고 다니면서 드 니로 행세를 하며 젊은 여자를 유혹하고 호텔의 고급 객실에 묵는가 하면 일류식당의 좋은 자리를 차지하며 호사를 누렸다고. 마누엘라는 드 니로의 이름으로 된 크레딧 카드를 사용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경찰은 마누엘라에게 할러데이 인에서 열리는 파티에서 드 니로 흉내를 내달라고 전화로 제의, 호텔에 나타난 마누엘라를 체포했다. 뉴저지 글렌 록에서 공군장교인 아내와 살고 있는 마누엘라는 영화 ‘팬’과 ‘위대한 유산’에서 드 니로의 대역을 맡았었다. 2가지 경범협의로 체포된 마누엘라에 대한 인정신문은 29일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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