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참사후 미국경제가 침체의 늪을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한인가정들도 근검절약과 긴축 가계살림을 통해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캐스트로밸리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39)씨는 줄어든 가계수입을 소비절약으로 대응하고 있다.
연봉 10만달러를 받는 실리콘밸리의 닷캄사에 근무하던 남편이 회사가 문을 닫으며 봉급이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중소기업으로 옮겼기 때문.
김씨는 "매월 6-7천달러 이상 쓰던 가계살림을 4천달러선으로 줄여 생활하고 있다"며 "저축은 고사하고 빚을 안 지면 다행"이라고 빠듯해진 살림살이를 호소했다.
김씨 가족은 월 7-8차례 이상 했던 외식을 3-4차례로 줄였다. "아이들 때문에 할 수 없이 가던 외식업소도 고급 레스토랑에서 패스트푸드점으로 바꾸었다"면서 "두 아이들에게는 아직 궁색한 티를 내지 않으려 한다"고.
할인쿠폰을 다시 오리기 시작한 김씨는 쇼핑목록을 적어 식품점에서 알뜰하게 쇼핑하고 대형 매장에서 대량구매하는 것을 피하는 등 갖가지 절약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또 김씨 가족은 영화 관람과 비디오 대여 등 문화비 지출을 줄이고 주말 자동차 여행을 거의 하지 않아 개스비를 절약하고 있다. 김씨 가정의 경우 월 2,100달러에 이르는 모기지 페이먼트가 가장 큰 부담이다.
김씨는 "주식예탁금을 모두 빼내고 적금을 해약해 구멍난 가계를 메우고 있지만 남편의 직장이 불안해 아무래도 파트타임이라도 알아봐야겠다"면서 "케이블과 인터넷 서비스 끊는 것을 생각해야 할 정도로 어렵다"고.
전반적인 소비절약의 풍조가 퍼지면서 남성들도 주말 골프장 나들이를 억제하고 새 가구와 새차 구입을 늦추는 사람들이 늘었다. 자영업을 하는 이모씨는 "당장 수입도 줄었지만 전반적인 사회분위기가 나빠져 친구들과 술자리를 자제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정부는 이달초 소비자신뢰지수가 지난 7년중 최하로 떨어지며 소비심리가 급속히 냉각되자 이자율 감축으로 소비지출을 늘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그러나 일반 시민들은 "수입이 감소하는 시점에서 가계의 수지균형을 맞추는 방법은 절약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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