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매춘혐의로 한인여성 3명이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던 오클랜드 텔레그라프 에비뉴의 ‘엔젤 스킨케어’가 ‘OK 스킨케어’로 상호를 바꾸어 계속 영업하다 9일 다시 경찰에 적발된 사건은 매춘을 뿌리뽑기가 얼마나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이다.
이 사건은 또한 LA나 뉴욕 등 타 지역에 비해 비교적 건전하다는 이미지를 자랑해온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의 한인사회에 매춘이라는 독버섯이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매춘이 뿌리뽑기 어려운 것은 우선 증거를 잡기 어렵고 관련법규의 처벌규정이 비교적 경미한데다 이런 업소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줄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오클랜드 경찰국은 시민들의 제보를 받고 1개월 이상 탐문수사 끝에 경찰관 2명을 손님으로 가장시켜 엔젤 스킨케어의 매춘혐의에 대한 증거를 포착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첫 번째 사건 이후 다시 상호를 바꾸어 영업하던 이 업소를 9일 경찰이 급습했으나 매춘현장을 적발하지 못해 아무도 체포할 수 없었다.
캘리포니아 주법상 매춘은 엄연히 불법이나 일부 업소들은 마사지 팔러나 피부미용업소로 상호를 위장하는 등 교묘한 방법으로 매춘을 숨기고 있다.
실제로 엔젤 스킨케어 관계자는 "샌프란시스코는 마사지 팔러를 허용하나 오클랜드는 면허를 내주지 않아 스킨케어로 영업했다"면서 "브로드웨이 20가에 앤젤 스파라는 상호로 백인이 20년째 영업하고 있는데 우리만 단속하는 것은 인종차별"이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매춘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매춘으로 체포되어도 처벌규정이 약해 곧바로 풀려날 수 있다는 점도 근절을 어렵게 하는 원인중 하나.
김지수 변호사에 따르면 가주 형법 647조에는 매춘으로 초범인 경우 바로 훈방되고 재범인 경우에 카운티 교도소에서 45일간 구류, 또 다시 적발되도 최소 90일간 구류만 살면 풀려날 수 있다.
김 변호사는 "매춘이 적발되어도 업소를 바로 폐쇄할 수 없고 사건이 누적되면 행정처분 등으로 폐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엔젤 스킨케어는 지난 1일 3명의 종업원이 체포됐으나 이날 바로 1,500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바로 풀려나, 사건 바로 다음날부터 버젓이 영업을 하는 대담성을 보였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인사회에 자정운동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스트베이 한인상공회의소의 박우서 회장은 "오클랜드에 한인타운이 등장, 좋은 이미지가 형성되는 가운데 매춘업소가 적발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상공회의소는 임시 이사회를 소집, 범 교포적 차원에서 정화운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업소를 이용하는 일부 한인 남성들의 반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오클랜드의 한 한인은 "이 업소가 일부 주간지에 광고를 내고 고객을 유치해왔다"면서 "매춘업소를 이용하는 사람이 없으면 당연히 공급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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