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궁설민 남과여]
▶ 부드럽고 순진한 모습 연민 느껴져
그는 소리의 시인이다.
바람으로 노래하는 대나무 숲의 소리를 담아내고, 눈내리는 한밤의 산사에서 풍경소리를 오롯이 간직해 버린다. 그래서 그는 사랑에 대해서도 시인처럼 무능하도록 순수함을 드러낸다. 때문에 순수하지 못한 여자에게 상처를 입지만 그 슬픔과 아픔을 또 소리 속에서 삭여가는 것이다.
유지태는 이 아름다운 남자에게 참 잘 어울린다.
서정적인 영상 속에 녹아 드는 그의 부드럽고 순진한 모습은 초식동물처럼 연민을느끼게 한다. 여자에게 우스개 이야기 하나도 할 줄 모르는 어리숙함과 배신당해도 따귀 한 대 때리지 않고 돌아서는 선량함이 가슴을 아리게 만든다.
무기교의 연기자답게 시종 답답한 톤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는 확실히 많이 성숙해졌다.이전의 무표정과는 다른, 오래된 스웨터 같은 편안하고 깊은 맛이 생긴 것이다.
적게 드러내는 특유의 내향적이고 겸손한 스타일을 그는 벗어나지 않는다. 때문에 과장이나 멋부리기가 전혀 없다. 큰 키에 순해빠지게 생긴 얼굴을 가진 이 청년은 그래서 자연스러움이란 큰 매력을 지닐 수 있는 것이다.
히죽하니 웃을 때의 좀 싱거워 보이면서도 따뜻한 표정이 좋고 슬픔에 지쳐 멀거니 허공을 바라볼 때의 허탈한 얼굴도 좋다. 끝이 쳐진 가늘고 긴 눈매에서 번져 나오는 그 웃음과 슬픔은 격렬함과는 거리가 먼 허허로움을 담고 있다. 너무 잘나고 똑똑하고 완벽한 사람은 사실 대중을 숨막히게 한다.
유지태의 허술함은 그래서 매력적이다. 그 허술함 때문에 실연도 당하지만 남들이 쫓는 눈에 보이는 것을 쫓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한없이 시인처럼 허술한 남자인 그에게서 인간을 느끼는 것이다. 재치나 테크닉을 부릴 줄 모르는 이 무기교의 청년은 아직 도화지 같은 연기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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