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인이 위기에 부딪혔을 때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능력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강한 의지이다. 개인들끼리 싸움을 할 때도 체력이 세다고 꼭 이기는 것은 아니다. 계속 맞으면서도 이기겠다고 달려드는 사람에게는 당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원리는 집단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가정이 화목하고 단합되어 있으면 웬만한 문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가정이 불화하면 조그만 위기도 감당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아무런 외적 위기가 없어도 풍비박산나고 만다. 단체나 회사, 사회와 국가의 존망도 내적 단합이 좌우한다. 정권이 붕괴하고 국가가 망하는 것은 외적 작용에 의한 것이지만 내부의 분열에 의해 촉진된다. 외부의 적에 못지 않게 이런 내부의 적이 무서운 것이다.
미국의 갤럽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이 베트남전쟁에 공식으로 참전한 1965년 3월 참전 지지율은 61%였으나 68년 8월에는 35%로 낮아졌고 종전협정이 체결되던 73년 1월에는 29%까지 떨어졌다. 미국 국민들은 처음부터 자신들이 이 전쟁에 말려드는 것을 탐탁치 않게 여기다가 날이 갈수록 염증을 느끼고 반전 분위기로 돌아섰다. 이런 상태에서 전쟁을 이긴다는 것은 기대 조차 하지 말아야 했다. 결국 베트남전쟁은 미국의 패배로 끝났다.
한국전 참전 당시에는 이 보다 조금 높은 78%의 지지율이었으나 중공군의 참전으로 전세가 역전된 51년 1월에는 지지율이 38%로 떨어졌다. 이런 지지율로도 전쟁에서 이길 수가 없었기 때문에 결국 승패 없는 휴전협정으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번 9.11테러 직후 대테러전쟁에 대한 미국민들의 지지도는 과거 어느 때 보다도 높았다. 9월 14일 조사에서는 88%의 지지율을 보였고 일주일 후에는 89%로 상승했다. 대테러공격으로 또 다른 테러가 발생하여 5,000명의 미국 시민이 더 죽더라도 전쟁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도 84%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 미국이 수행하고 있는 대테러전은 가히 미국국민의 총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여론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테러와 반테러의 전쟁은 과거 어느 때 보다도 선전전, 심리전, 여론전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아랍계의 테러리스트들은 미국과의 전쟁을 성전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이슬람 세계를 선동하고 있고 미국은 반테러 연대를 통해 문명전쟁으로 비화하는 것을 막으려고 하고 있다. 빈 라덴을 비롯한 테러리스트와 아랍주의자들은 미국의 중동정책을 비난하면서 테러의 당위성을 옹호하고 있고 외국기자들에게 아프간 공습 피해현장을 공개하여 반미, 반전무드를 자극하는 선전전을 펴고 있다.
지난주 필라델피아에 전화를 한다는 한 교포는 이런 분위기에서 일부 한인들의 형태를 개탄스럽다고 했다. 60대인 그는 미국에서 20년을 살면서 이 사회의 혜택을 누려왔고 그 덕분에 자녀들도 훌륭히 길렀다고 했는데 테러사건 후 일부 한인언론에 미국을 비난하는 글이 실리는 것을 볼 때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했다. 사실 이번 테러 후 일부 목회자들과 지식인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미국이 죄를 받았다고 길길이 뛰는 것을 보면서 테러리스트가 따로 없고 악마가 따로 없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미국에서 유대인의 세력이 강하기 때문에 미국이 편향적인 중동정책을 취해 온 것은 모를 사람이 없다. 유대인은 미국사회를 파고들어 미국이라는 구조물의 골격을 이루고 있다. 그러므로 미국의 정책방향은 숙명적일 수 밖에 없다. 다만 아랍권과 얼마나 타협하느냐의 문제만 미국이 선택할 수 있을 뿐이다.
지금 유례없는 선전전, 여론전의 성격을 띤 테러와의 전쟁을 하고 있는 이 때 빈 라덴과 똑같은 목소리로 미국을 비난하는 그들은 과연 무엇일까. 아무리 종교를 빙자하고 지식을 위장해도 그것은 문명의 파괴자들이며 미국의 멸망을 추구하는 내부의 적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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