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와인의 많이 소비되는 지역은 수질이 별로 좋지 않았다. 이런 곳에서는 와인이 바로 물의 역할을 해왔다.
"와인을 만들때는 어떤 물을 어느정도 사용하는가"라는 의문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정답은 "물이 한방울도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마 이런 의문은 한국에서 포도주를 담근다고 할때 포도에 다른 술을 섞는 것을 보아온데서 생겨나는 것 같은데 와인은 순수하게 포도로만 만들어진다. 이런 이유로 와인제조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포도는 농약이 뿌려지지 않은 완전 무공해이다. 대개 와인 750ml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포도의 양은 1000g정도이다. 따라서 와인 한병을 마셨다면 포도 한근반 이상을 먹은셈이다.
포도알은 무균의 물탱크이다. 이것을 짜 발효시킨 것이 와인이며 그속에 있는 수분은 포도나무 뿌리가 힘차게 지하에서 뽑아 올린 것이다. 이 때문에 와인을 ‘지하청정수’라 부르는 애호가도 있다.
포도즙이 와인병에서 맑고 투명하게 보이는 것은 수차례의 발효와 숙성을 거쳐 침전물과 찌꺼기들이 제거됐기 때문이다. 와인은 발효가 막 끝났을때는 탁한 색을 띤다. 그러나 침전물을 걸러내며 다른 통에 따르는 과정을 여러차례 반복하면서 액체는 투명해지고 아름다운 색의 와인이 병에 담기게 되는 것이다.
<조윤성 기자>yoonsch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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