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전후해 지역의 2개 교회에서 한인입양아와 그 가족을 위한 민속잔치를 열었다.
엘크리지의 미주반석교회(유천종 목사)와 벧엘교회(이순근 목사)는 각각 지난달 29일과 이달 6일 한인입양아 가족을 초청, 한국음식을 대접하고 전통문화를 보여주거나 다양한 민속놀이를 즐기게 했다.
이들 행사에서 만난 파란눈의 양부모들에게 두 가지 점에서 부끄러움을 느꼈다.
첫번째는 제 민족의 아이를 다른 민족의 손에서 자라나게 한다는 민족적 자존심의 훼손이고, 두번째는 비록 양자녀로 입양시켰지만 아이가 민족과 뿌리를 잊지않도록 부지런히 한국문화를 가르치는 모습이었다.
그동안 한국이 ‘아동 수출국’이란 오명을 얻을만큼 부모가 버린 자식이나 고아들을 대거 해외로 입양보냈기에 미국에 살면서 한인입양아를 만나는 일은 드문일이 아니다.하지만 한인입양아를 만나면 웬지 죄책감이 느껴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종종 지역사회에 물의를 일으킬만큼 호화샤핑을 하는 관광객, 다른 학생과 위화감을 느끼게 할 정도로 호사스런 생활을 하는 유학생들을 보내는 나라에서 가엾은 아이들을 돌보지 않고 외국으로 입양보낸다는 것은 딱히 설명하기 힘든 일이다.
입양아들에 대한 뿌리교육문제는 더욱 얼굴을 붉게 만든다.
그동안 입양아들은 동포사회에서도 배제됐었다. 최근들어 입양아들에게 뿌리문화를 알려주기 위한 젊은 봉사자들이 많이 늘고 있고, 이를 지원하는 단체나 종교기관도 생겨나고 있지만 아직 소수에 머무르고 있다. 지속적으로 입양아들을 대상으로 활동하는 단체는 찾아보기 힘들다.
동포들이 한 핏줄인 입양아를 외면하는 동안 양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뿌리를 가르쳐주기위해 한인사회를 헤매야했다.
매년 한인회 주최로 열리는 코리안 훼스티벌에는 가족단위 참석자의 다수가 입양아 가족이다. 이들은 입양아를 대상으로한 문화행사가 열리면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심지어 자녀들을 한인교회에서 운영하는 한국학교에 보내 지속적으로 한국문화와 언어를 익히도록 하는데까지 관심을 쏟고 있다. 오히려 부모들이 미국화만 강조해 우리말과 글을 모르고, 우리문화를 잊어가는 한인가정 아이들과 대조된다.
한인사회는 아직 입양아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는듯 하다. 한인 이민이 이제 한세기의 역사를 갖게되는 이 시점에 이제 한인사회는 입양아들도 돌아보는 관심영역의 확장이 필요하지 않을 까.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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