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채’ (Glitter)★½(5개 만점)
요즘 신경쇠약 증세로 병원을 들락날락하고 있는 가수 머라이어 캐리의 스크린 데뷔작인데 광채가 나기는커녕 빛 바랜 싸구려 그림 같다. 가요계에서 수퍼스타라고 해서 스크린까지 점령하겠다는 오만한 욕심이 낳은 진부하기 짝이 없는 영화로 내용과 대사와 연기 등 뭐 하나 제대로 된 게 없는 올해 최고 졸작 중 하나다.
이 영화는 캐리의 건강문제 때문에 지난달에 개봉하려다 이제 개봉하는데 영화가 하나의 사운드트랙 앨범 선전용 필름에 지나지 않는다. 영화에 공연한 레코딩 아티스트 에릭 베네는 며칠 전 TV 프로에 나와 "테러사건 후 영혼을 재충전시키기 위한 흥을 북돋워 줄 영화"라고 말했지만 그건 헛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흑인 재즈가수인 어머니(발레리 페티포드)와 백인 사이에 태어난 빌리는 어렸을 때부터 노래솜씨가 대단하다. 그런데 일찍 남편으로부터 버림받은 어머니가 직장을 잃고 딸을 돌볼 수 없게 되면서 빌리는 고아원에 맡겨져 엄마와 생이별을 한다.
어느덧 성장한 빌리(머라이어 캐리)는 고아원 친구 두 명과 함께 80년대 뉴욕클럽의 백업 댄서로 일을 하다가 2류 음반제작자의 눈에 띄면서 백업 싱어로 발탁된다. 대단한 성량과 음악성을 지닌 빌리는 이어 클럽의 명 D.J. 줄리안(맥스 비슬리)에게 발견돼 순식간에 스타로 발돋움한다.
영화는 클럽을 전전하면서 캐리의 노래솜씨를 과시하는데 빌리와 줄리안은 사랑하게 되고 빌리가 성공하는 반면 줄리안은 몰락의 길을 가면서 둘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결국 헤어지고 만다(영화 ‘스타 탄생’의 줄거리를 훔쳐다 썼다).
캐리의 연기가 너무나 어색해 관객석에서 웃음이 계속 터져 나왔다. 캐리는 "내가 주제넘게 영화에 나와 미안하다"는 식으로 공연히 히죽히죽 웃으며 초등학생 학예회 연기를 한다.
캐리뿐 아니라 영국 배우인 비슬리도 아마추어 수준의 연기다. 머라이어 캐리는 공연히 딴 생각말고 앞으로 노래에만 전념하는 게 좋겠다.
요즘이 어느 때라고 이런 무기력하고 한심한 영화를 만들어내는 할리웃의 풍토가 불가사의 할 뿐이다. 감독 본디 커티스 홀(그는 배우로 더 유명하다). PG -13. Fax.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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