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에 가을빛이 드리워지면서 파머스 마켓과 청과물 가게 진열대를 가을에 여무는 과일들이 풍성하게 채우고 있다.
사과나 딸기, 오렌지등 빛깔이 화려한 과일에 비해 평소에는 누런 색깔로 한쪽 구석에 밀려있던 배(pear)가 지금 제 세상을 만났다. 싱싱하고 물 많은 배들이 종류도 다양하게 주부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배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2년전에 이어 올해도 사상 두 번째로 많은 배가 미국내서 생산, 출하될 예정이다. 또 푸드 매거진들도 배를 맛있고 영양가가 풍부한 과일로 계속 추천하며 배를 이용한 각종 요리법 소개에도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 고급 레스토랑 메인 메뉴에도 배 요리가 속속 올라가고 있다.
전채나 샐러드에 넣거나 또는 고기나 생선요리 옆에 장식용으로 주로 놓여지던 배가 이제는 열을 가해 조리를 하면 그 향기와 내용물을 훨씬 맛있거나 부드럽게 한다는 사실이 점차 알려진 때문이다.
샌타모니카의 조시(Josie) 레스토랑이나 베벌리힐스의 차야 브레서리(Chaya Brasserie), 또 웨스트할리웃의 에이고(Ago), 할리웃의 아모(Ammo), 타자나의 폴스 카페(Paul’s Cafe)등에서는 다양한 배요리가 서브되고 있다.
요리전문가나 영양사들에 따르면 배는 다른 향기와 맛과 아주 잘 어울리는 특징을 갖고 있다. 다른 과일과는 달리 바닐라향에서부터 나아가서는 초콜렛향과도 어울리고 게다가 동양적인 독특한 맛을 음식에 가미해준다는 것이다.
또 배는 치즈나 돼지고기, 가금류의 독특한 냄새를 없애주거나 자연스런 단맛을 내게 해주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일품 요리 필수재료로도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인들에게는 잘 익은 배의 색깔은 노랗기만 하다. 그러나 미국마켓이나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배에는 노란색부터 녹색, 새빨간색까지 다양하고 표현할 수 없는 중간색깔의 배도 많다.
’배: 컨트리 가든 쿡북(콜린스 출판사)’을 저술한 재넷 헤이즌에 따르면 배는 과일중의 원조격이며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배의 종류는 무려 5,000여가지에 이른다. 그러나 한국시장에는 신고배등 동그란 배만 생산되어 유통되듯 미국 배시장에서 주로 유통되는 배의 종류는 3~4가지에 불과하다. 가장 선호되는 배는 노란색 바틀릿(Bartlett)과 브라운칼러의 보스크(Bosc), 딱딱하고 반질반질한 녹색껍질의 앤주(Anjou), 노란색과 녹색이 혼합된 큼직한 코미스(Comice) 정도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배들의 약 85%는 캘리포니아, 오리건, 콜로라도, 워싱턴주에서 나오고 뉴욕에서도 약간 재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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