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8시45분 테러사건이 발생하던 바로 그 시각 부시 대통령은 교육 법안 지지를 호소하는 행사를 위해 자동차로 플로리다의 한 초등학교로 향하고 있었다. 9시 행사 시작 직전. 부시는 칼 로브 보좌관이 다가와 전해준 귓속말을 듣고 순간 얼굴이 굳어졌다. 항공기 한 대가 월드트레이드센터 북쪽 타워를 들이받아 추락했다는 뉴스였다.
9시 4분. 또 한 대의 비행기가 남쪽 타워를 들이받은지 1분 후 앤드루 카드 백악관 수석보좌관에게 이를 전해들은 부시는 9시30분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이 공격당했음’을 전국민에게 알렸다.
같은 시각. 또 한 대의 민간항공기가 백악관 쪽으로 날아든다는 소식에 백악관은 일순간 혼란에 빠져들었다. 비밀경호요원들이 황급히 체니 부통령과 콘돌리자 라이스 안보보좌관 등 백악관 수뇌부들을 지하 안전시설로 피신시키고 폭발물 전담반이 각 방을 돌며 실제상황을 외치고 있었다.
9시55분. 부시를 태운 대통령 전용기가 워싱턴DC를 향해 이륙한다. 10시30분. 백악관으로부터 ‘테러의 다음 목표는 전용기(Air Force One)’라는 급박한 정보가 날아들고 전용기는 긴급 출격한 공군 전투기의 호위 속에 루이지애나를 거쳐 네브라스카의 공군기지에 도착. 부시는 지하벙커에서 화상회의로 열린 국가안전보장자문회의(NSC)를 통해 테러범들의 추적을 논의한다.
저녁 7시. 전국민이 TV로 지켜보는 가운데 백악관에 도착한 부시는 지하 안전시설에서 CIA와 FBI의 보고를 받은뒤 밤새 체니 부통령, 콜린 파월 국무장관 등과 머리를 맞대고 대응책을 논의한다.
다음날인 12일 오전. 부시는 이번 테러를 ‘전쟁행위’로 규정하고 응징을 다짐한다. 전세계 우방 지도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대 테러 협력을 논의한 뒤 이날 오후 국방부 펜타곤 건물 현장을 방문, 구조대를 격려한다.
사건 발생 3일째인 13일. 체니 부통령은 비상 상황에 대비 캠프 데이비스로 옮겨 집무를 시작하고 부시 대통령은 연속되는 비상 회의들을 주재한다. 백악관 참모들은 다음날을 전국적인 ‘추모의 날’로 선포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
4일째인 14일. 부시는 전용기로 뉴욕으로 날아가 ‘U.S.A.’을 연호하는 시민과 구조대들의 환영 속에 월드트레이드센터 참사 현장을 방문한다. 이날밤 11시 부시를 태운 헬리콥터가 캠프 데이비드에 착륙한다. 15일 부시는 체니 부통령와 라이스 보좌관 등 안보팀과 함께 하루 내내 전시 상황 회의를 개최한다. 숨막히는 4일 동안 시간이 지날수록 훨씬 안정을 되찾은 모습으로 부시는 테러세력을 상대로 한 전시 체제에 돌입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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