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 11일 뉴욕과 워싱턴에서 동시다발 테러가 발생한 직후 워싱턴에 접근하는 민간항공기를 요격, 격추하도록 지시했다고 딕 체니 부통령이 16일 NBC의 ‘언론과의 만남’을 통해 밝혔다.

체니부통령은 "부시 대통령이 테러발생직후 하이재킹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객기가 항로변경 명령에 따르지 않을 경우 이들을 격추시킬 권한을 전투기조종사들에게 부여했다"고 밝히고 "그것은 분명 끔찍한 결정이었지만 수천명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캠프 데이비드에서 테러세력에 대한 무력응징 계획을 논의한 후 16일 백악관으로 돌아온 부시 대통령도 "군당국에 미국인들을 보호하는데 필요한 명령을 내렸었다"고 시인하고 "대단히 어려운 결정이었으나 꿈도 꾸지 못했던 테러공격이 발생한 만큼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체니 부통령은 NBC와의 대담프로에서 "실제로 요격명령을 수행할 필요가 없었다"고 전하고 "테러 사태 당시 플로리다주에 머물고 있던 부시 대통령에게 상황이 불확실한 만큼 백악관 귀임을 미루도록 강력히 요청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군이 사실상 워싱턴 상공을 순찰비행하고 있으나 이를 항구적인 정책으로 만들 것인가는 부시 대통령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