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부 추락기 탑승사망 이동철씨 가족
▶ 보잉사 네트웍 보안 전문가, 출장가며 "사랑한다" 마지막 인사
"결혼 15주년을 맞아 남편이 건네준 시계가 마지막 선물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펜타곤에 추락한 아메리칸 항공 77편에 탑승했다 참변을 당한 보잉사의 네트웍 보안 전문가 이동철씨(48세)의 부인 서정미씨(42세)는 어린 삼남매에게 아버지의 참변을 어떻게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할지 막막하다며 울먹였다.
버지니아주 리스버그의 자택에서 만난 서정미씨는 "남편의 시신 일부라도 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지만 너무나 엄청난 폭발이라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 같아 가슴이 미어진다"며 흐느꼈다.
서씨는 "아침7시경 이틀 간의 짧은 출장을 떠나는 남편이 ‘사랑한다’며 포옹을 했었다"며 "평소에는 나 역시 ‘사랑한다’는 말을 했지만 이 날은 왠지 ‘I’ll miss you’(많이 보고 싶을 거예요), ‘Be Careful’(조심하세요)이라고 말했는데 이 대화가 마지막이었다"고 말했다.
남편을 보낸 서씨는 평소와 다름없이 아이들 등교 뒷바라지를 마친 후 친구와 전화를 하다 뉴욕 세계무역센터 비행기 추락 소식을 알게됐고, 이때부터 ‘혹시나’하는 생각에 남편이 탑승한 AA 77편의 안전여부를 수소문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몇 차례 오보와 혼선들이 있은 후 최종적으로 아메리칸 항공사가 남편의 사고 소식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11일 오후 6시경.
서씨는 "사고 소식을 듣고 코네테컷주에 거주하는 남편의 큰 형님 부부 등 가족들과 교회의 목사님과 교우들, 그리고 이웃 주민들이 찾아와 밤을 같이 새며 위로해 주고 있다"며 "빠른 시간 안에 남편의 유골이나 유품이 발견되기만을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68년 중학교 재학중 가족과 함께 이민 온 이동철씨는 메릴랜드대학에서 전자공학 학사, 존스합킨스 대학에서 석사를 취득한 후 공군에서 4년 간 복무했다. 97년까지 국방부 산하 연방 보안국(NSA, National Security Agency)에서 네트워크 보안 전문가로 근무한 후 보잉사에 입사한 이씨는 항공보안시스템 분야 프로젝트를 담당했으며 보잉사 한국 지사장으로 내정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86년 결혼한 서정미씨와의 사이에 1남2녀(대현, 수진, 수현)를 두고 있다.
한편 이씨가 출석했던 버지니아주 애쉬번 소재 크리스천 휄로쉽 교회(담임목사 제임스 울맨)는 15일(토) 오전 11시 추모예배를 가질 예정이다.
<워싱턴 지사=곽기동·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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