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이 ‘테러 대란’을 통해 확실한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맨해턴 월드 트레이드센터에서 무사히 빠져나온 사람들은 휴대폰으로 가족들에게 생존소식을 전했고, 공중 납치된 여객기의 승객들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숨죽인 작별인사를 보냈다.
무너져 내린 월드 트레이드센터의 잔해더미에 깔렸다 휴대폰 덕에 목숨을 구한 생존자의 예에서도 알 수 있듯 휴대폰은 이제 더 이상 거추장스런 신분의 상징물이 아니라 ‘잠재적 생명선’이다. 불과 하룻밤 새 휴대폰에 대한 인식에 변화가 왔다는 사실은 신규 구입자들로 취급업소들이 전례 없이 북적이고 있다는 점만 보아도 금방 알 수 있다.
LA에서 피츠버그에 이르기까지, 미 전역의 셀폰 판매 업소들은 테러사건 이후 휴대폰을 구비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 퀸스에 거주하는 스티븐 비브(220)는 "언젠가 한 대 장만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이번 테러사건을 겪은 뒤 당장 장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25센트짜리 동전만 갖고 다니면 언제든 공중전화를 이용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전혀 예기치 못했던 상황이 닥쳤을 때, 사랑하는 사람에게 작별인사라도 하려면 아무래도 셀폰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는 것. 7개월 전 별로 쓸 기회가 없는 것 같아 갖고 있던 셀폰을 처분했다는 아론 스터키와 그의 아내 헤더 역시 테러사건을 접한 뒤 "마음의 평안을 위해" 다시 휴대폰을 구입했다.
버지나아주 스털링에 소재한 ‘셀룰러 원’의 외판사원 조수아 트룩스는 "평소 휴대폰이라면 질색을 하던 여동생 에이미가 국방부 직원이 아버지로부터 2시간 동안 연락을 받지 못해 애간장을 태운 경험을 한 다음, 한걸음에 점포로 달려가 휴대폰을 구입했다"고 전했다. 여객기 충돌지점으로부터 100피트 떨어진 국방부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그녀의 아버지는 허겁지겁 대피하느라 휴대폰을 책상 위에 두고 나와 가족에게 연락을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기러기 아빠’인 로버트 브라운(47)도 4명의 미성년자 자녀들 가운데 3명에게 휴대폰을 사주었다. 마른하늘에서 날벼락이 떨어지는 세상이니 만큼 수시로 아이들과 연락을 취해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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