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다발 테러를 자행한 용의자들이 아랍계로 밝혀지고,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인 오사마 빈 라덴이 배후세력으로 굳어지면서 미국내 아랍계 주민들이 연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시카고에서는 12일 밤, 300여명의 시위대가 성조기를 흔들며 회교사원으로 행진하다 경찰과 거친 몸싸움을 벌여 세 명이 체포됐다. 경찰은 회교사원으로부터 세 블럭 떨어진 곳에서 이들을 저지했다.
시위에 가담한 콜린 자렘바(19)는 "나는 자랑스런 미국인으로 늘 아랍인들을 증오해 왔다"고 거침없이 내뱉었고, 시위자들은 박수와 환호로 동의를 표시했다.
역시 같은 날, 시가코의 아랍 커뮤니티 센터에 화염병이 투척됐으나 이렇다할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12일, 뉴욕의 헌팅턴에서는 술에 취한 75세의 노인이 샤핑 몰에서 자동차로 파키스탄 여성을 들이받으려다 미수에 그치는 인종증오 관련 사건이 발생했다. 아담 랭으로 신원이 밝혀진 이 노인은 문제의 여성을 뒤쫓아 샤핑 몰 안으로 들어가 "미국을 파괴한 너희들을 모두 죽여버리겠다"고 협박을 가하기도 했다.
워싱턴 DC 주재 쿠웨이트 대사관에 근무하는 타마라 알프슨은 겁에 질린 자국 학생들의 상담 신청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며 중동인들을 겨냥한 조직적 폭력사태를 우려했다.
약 150명의 학생들에게 상담서비스를 제공중인 알프슨은 "이미 많은 아랍계 미국인들이 왕따를 당하는 등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도 애국적인 미국인이라는 사실을 부각시키기 위한 노력도 진행중이다.
플로리다주의 아랍계 미국인 45명과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 회교협회 회원 30명이 헌혈 대열에 참가한 것도 이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하지만 이 정도로 맹목적 분노에 사로잡힌 미국인들의 분노를 다스리기에는 역부족이다.
버지니아주 맨사나 회교사원의 감독인 아부 나히디안은 사무실 자동전화 응답기에 하루에도 수십통의 욕설전화가 들어찬다고 말했다. 이중에는 "회교도를 혐오한다. 너희들은 모두 죽어 마땅하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워싱턴주의 린우드 사원은 시위자들에 의해 심하게 훼손됐으나 다행히 겁에 질린 신도들이 예배의식에 참가하지 않아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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