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존자 스토리
▶ 급한 용무로 가족과 LA여행, 아슬아슬 참사현장 벗어나
◎…현대증권 뉴욕 현지법인의 송형진(33) 대리는 테러 사건 당일 월드트레이드센터(WTC)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한인 생존자 중 한 사람. 이날 새벽 출장에서 돌아와 WTC 트윈 타워 북쪽 건물 78층에 입주해 있는 현대증권 사무실에 곧바로 출근, 서류정리를 하고 있던 송씨는 갑자기 폭음과 함께 천장이 무너지면서 새까만 연기가 건물을 뒤덮자 육감적으로 폭탄테러라는 생각과 함께 ‘이렇게 죽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잠시후 정신을 차리고 당시 사무실에 있던 주익수(41) 사장 등 직원 7명(한인 6명)과 함께 휴지를 물에 적셔 입과 코에 대고 계단으로 대피하기 시작, 공포속에서 1시간 남짓 계단을 내려와 겨우 1층에 도달했다. 건물 밖으로 겨우 빠져나와 길을 건너려는 순간 뒤에서 굉음이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남쪽 건물이 내려앉기 시작, 산더미같은 먼지폭풍이 송씨 일행을 덮쳐와 급히 인근 지하 주차장으로 대피해 겨우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송씨는 "가족과 바로 연락이 안돼 부모님과 아내가 걱정했을 생각을 하니 가슴이 아팠다"며 "기적적으로 살아난 사실에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메사추세츠주 워스터에 거주하는 도의동(36)씨와 도씨의 장모 최종수(56)씨, 또 다른 한인여성 권모씨는 당초 11일 오전 7시45분에 보스턴을 출발, LA로 향했던 비운의 아메리칸 항공 11편을 예약까지 했었으나 마지막 순간에 이 비행기를 타지않아 목숨을 건졌다. 통신업체를 운영하는 도씨는 12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LA에 출장을 가게돼 한국에서 방문한 장모님과 친구분에게 LA관광을 시켜드리려고 이 비행기를 타려고 했으나 공항에 너무 늦게 도착해 타지 못했다"며 "이 항공편은 보스턴에서 LA로 출발하는 첫 비행기이기 때문에 지난 7년간 같은 이 비행기로 LA에 간 것만 15번 정도"라며 섬뜩한 소감을 전했다.
◎…미 육군 워싱턴DC 위수사령부에 근무하는 박용길(49) 상사는 예정에 없던 LA여행 덕분에 자칫 사건현장에 있을 뻔한 위기를 모면한 경우. 박씨는 테러사건이 일어난 11일 아침 9시(현지시간) 바로 그 시각 국방부 청사 펜타곤 내에서 육군 관계자들과의 회의 참석이 예정돼 있었으나 급한 개인용무를 처리하기 위해 근무처의 양해를 얻어 전날인 10일 급히 LA에 오는 바람에 현장에서 벗어났던 것. 박씨는 "이번 테러 항공기가 떨어진 지점은 평소 브리핑을 위해 자주 출입하던 곳"이라며 "일정이 바뀌어 내가 해를 입지 않은 것은 하늘의 뜻이겠지만 이 같은 참사가 일어나고 평소 잘 알고 지내던 국방부 직원들이 많은 희생을 당한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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