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봄의 잎새처럼 야들야들하고 앳되던 소녀티가 가시고 이제는 성숙한 여인이 된이미연의 아름다움도 달라졌다. 예쁘다는 단어보다는 기품 있고 이지적인 여자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것이다.
그리고 고통을 내면의 체에서 걸러내 보여주는 세련된 모습에서 연기에 개안한 그녀를 발견할 수 있다. 정신병적인 남편에게 학대 받은 나머지 살인자가 아님에도 사형을 택하는 그녀의 절망은 눈빛을 통해 고스란히 읽혀진다.
죽어가는 사슴 같은 체념과 고통과 외로움이 그녀의 눈물을 통해 번져 나오는 것이다.푸른 죄수복에 화장기 없는 얼굴의 이미연은 어느 때보다 맑고 고아하게 보인다. 갸름하면서도 부드러운 윤곽과 이목구비의 선들이 화선지에 그려진 수묵화의선처럼 느껴진다.
그녀는 눈썹과 눈 사이의 눈두덩이 유난히 넓으면서 약간 도톰한 편인데 그 때문에 남이 갖지 못한 우아함을 풍긴다. 거기에 콧망울도 둥글고 부드러워 타원형 얼굴을 더욱 유연하게 만든다. 천박한 역할이나 독한 캐릭터와는 거리가있는 얼굴인 것이다.
이십대 초반에 이 얼굴은 솜사탕 같은 보드라움과 청순함으로만 가득 찼었다. 그러나 이제는 차분하게 그늘을 드리우는 나무가 되었다. 인생의 좌절과 사랑과 아픔을 체험했기에 연기의 농도가 짙어지고 분위기가 어른스러워진 것이다. 약간은 창백하고 수척해진 모습이 이 영화의 비극적인 캐릭터와 더욱 어울려 보인다.
그 어디에도 아름다운 그림처럼 보이려고 하는 의식적인 몸짓이나 표정이란 없다. 진지하게 배역에 몰입된 그녀는 어둡고 슬프도록 아름답다. 최루성 멜로의 값싼 눈물이 아니라 마음 저 깊은 곳으로부터 스며 나오는 것 같은 그녀의눈물은 보는 이의 마음을 무겁게 흔들어 놓는다.
‘겨울을 겪지 않은 장미는 진실로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없다’는 앙드레 지드의말이 저절로 떠오르게 하는 이미연의 모습이다.
남궁설민(파티마의원장,성형미학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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