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가렛 김 교육상담
▶ 과잉보호·엄격보다 ‘상담자’가 바람직
필자가 키우는 거의 1세된 애완견인 앤젤은 나이 탓인지 혹은 환경 탓인지, 아니면 타고난 성격 탓인지 겁이 무척 많은 편이다. 하루는 앤젤이 뒷마당에서 하도 크게 짖어서 창문을 열어보니 앤젤 만한 크기의 검은 고양이가 앤젤의 음식을 유유히 먹고 있는 것이었다. 겁이 많은 앤젤은 뒷걸음치며 점점 더 큰 소리로 짖어대기만 하는 것이었다.
이때 고양이에게 너무 화가 난 11세난 필자의 아들이 야구방망이를 들고 나가려고 유리문 앞에 서니까 뒷걸음질하던 앤젤이 아들의 모습을 한번 돌아보더니 갑자기 마당 끝에서부터 질주하며 고양이에게 덤비는 것이었다. 놀란 고양이가 귀청이 찢어질듯 소리를 치며 벽을 타고 도망가 버렸다.
겁이 많은 앤젤도 자신을 늘 아껴주고 보살펴주는 아들의 든든한 모습을 보니 용기와 힘이 치솟는가 보다 이 광경을 지켜보며 우리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과연 어떤 모습으로 비추어지는가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의 존재가 자녀들에게 용기를 주는가, 두려움을 주는가 아니면 부담을 주는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몇년전 참석했던 한 세미나에서 부모님들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고 했다.
첫번째 유형은 ‘구조헬리콥터’(rescue helicopter)형으로 조금이라도 자녀가 힘들어하면 당장 달려가 문제를 해결해 주는 부모들을 가리킨다. 침대 정리, 방 정리, 숙제, 친구들간의 갈등 등을 막론하고 자녀들을 위해 나서서 다 해결해 준다.
문제가 해결되는 그 순간에는 자녀도 힘들지 않아 좋고 부모도 자녀가 기뻐하는 모습을 당장에 볼 수 있어 좋을 진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 못하는 무능력하고 늘 남에게 의지하기 원하는 나약한 자녀로 키우게 되고 자녀가 장성한 후 부모의 도움이 필요 없게 되었을 때 삶의 목표를 잃어버린 채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있는 부모의 유형이 되겠다.
두번째 유형은 ‘훈련교관’(drill master)형으로 소위 말하는 스파르타식의 엄격한 부모의 유형이 되겠다. 이들 부모들은 자녀보다 무엇이든 잘하고 잘 알기 때문에 그들이 아는 방식대로 엄하게 훈련시키고 자녀들의 입장이나 의견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게 특징이며 문제이다. 아이들의 성격에 따라 부모님의 훈련대로 별 문제 없이 잘 따라 올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부모에게 두려움을 느껴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 못하거나 반항하며 나쁜 길로 빠질 수도 있겠다.
세번째의 유형은 ‘상담자’(consultant)형의 부모로 자녀와 늘 대화를 통해 상담하고 조언해 주는 가장 바람직한 부모의 유형이 되겠다. 특히 이민사회에서는 부모의 교육 배경과 자녀가 처한 미국의 교육 시스템이 다르며 문화권 또한 틀리기 때문에 자녀와의 대화는 아주 중요하다.
자녀들의 고민은 그냥 어느 날 부모에게 전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자. 늘 대화의 문이 열려 있어야 부모님들은 자녀들의 불평이나 이야기 속에서 고민을 발견할 수 있으며 자녀들 또한 자연스럽게 부모님께 조언을 구하게 되겠다.
위의 세 가지 유형 모두가 부모님들께서 자녀들을 너무 사랑하니까 나름대로 선택한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하리라 믿는다. 또한 가끔은 필요에 따라 곤경에 처해 있는 자녀들에게 rescue helicopter처럼 날아와 도움이 되어주고 잘못된 길로 빠져나가는 자녀를 훈계하기 위해 drill master가 되어 훈련시킬 수도 있겠다.
하지만 대체로 consultant 유형의 부모들께서 자녀들의 많은 문제들을 미리 방지할 수 있으며 대화를 통해 자녀들에게 문제해결 능력을 가르치며 자녀들이 부모님의 모습을 보기만 해도 맘이 든든해지고 용기와 힘을 얻어 자신의 능력을 맘껏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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