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상급 가수와 일부 탤런트, 개그맨 등이 MBC TV 출연 거부를 선언해 충격을 던지고 있다.

김건모, god, 조성모, 쿨, 핑클, 클릭-B, 박진영, 엄정화, 김현정,신승훈, 포지션, 박효신, 이정현, 싸이, 자두 등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 전원과 이미연, 이영애, 한고은, 신동엽, 남희석 등 일부 연기자들이 오는 7일부터 MBC TV 전 프로그램의 출연을 거부하는 한국 연예계 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가수,연기자 등을 소속한 250여개 프로덕션 연합체인 한국연예제작자협회(회장 엄용섭)는 3일 비상 임시총회를 열고 ‘MBC TV 출연 거부’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가요 순위 프로인 <음악캠프>는 물론이고 쿨의 <목표달성 토요일>, 신동엽의 <일요일 일요일 밤에> 등 쇼오락프로그램 등이 한동안 파행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또 연제협 소속의 한재석, 안연홍, 지진희가 출연하는 <네자매 이야기>, 김상경이 주연인 <홍국영>과 손태영이 진행하는 <섹션TV 연예통신> 등이 당장 어려움이 예상된다. 다만 MBC TV와 장기 전속계약을맺은 연예인들은 계약 만료까지는 출연할 것으로 보인다.

연제협이 이처럼 단체행동에 나선 것은 지난 6월 17일 방송된 MBC TV <시사 매거진 2580>이 기폭제가 됐다. 당시 <시사 매거진2580>은 연예인과 매니저의 계약관계를 들추면서 “노예계약에 가깝다”는 표현을 썼다.

연제협은“ <시사 매거진 2580>이 ‘한.일 비교 연예인 대 매니저’란 주제로 방송을 하면서 전체 연예 제작자들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인세와 수익분배를 예로 들면서 대부분의 정상적인 계약관계를 노예계약으로 매도했고 연예인 지망생들의 학습권까지 유린한다는 상식 이하의 발언으로 제작자들을 암적인 존재로 묘사했다. 더 이상 방송사의 횡포를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같은사태에 대해 연제협의 한 관계자는 <시사 매거진 2580> 문제 외에 MBC TV는 <음악캠프>와 <수요예술무대>외에 가수가 설 자리를 마련해 주지도 않으면서 대부분의 오락프로에 가수를 출연시켜 희화화하고 있는 점도 문제를 확대한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MBC측은 구체적인 대응 방법을 찾지 못한 채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시사 매거진 2580> 관계자는 “보도내용에 문제가 있다면 프로그램 제작진에게 법적 대응 등 문제제기를 해야지 이런 방식은 너무나 감정적인 대응이다”라고 말했다.

이 사태로 인해 직접적인 제작파행을 맞게 될 예능국과 드라마국은 각각 “별다른 해결 방안 없이 최악의 사태를 피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교민 기자 gmjung@dailysports.co.kr

김가희 기자 kahee@daily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