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좌석에 태운 룸메이트가 차창밖에 머리를 내밀었다가 주차된 3대의 차에 머리를 부딪쳤는데도 그대로 달려 2마일 떨어진 집으로 와서야 911에 신고했던 호주 유학생 카렌 루이즈 쇼(27)가 2일 90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2월 샌퍼난도 밸리의 빅토리 블러버드와 코빈 애비뉴에서 발생한 이사고로 같은 호주 출신 룸메이트 칼라 바튼(20)은 차 안에서 숨졌으며 쇼는 음주운전과 과실치사, 뺑소니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쇼는 처음부터 검찰의 수사에 순순히 협조했다. 사고 당시 술을 마신 상태였다며 음주운전 유죄를 인정했고 교통사고 현장에서 뺑소니친 중범혐의에 대해서도 ‘재판부의 선처’만을 바랐다.
검찰은 당초 그녀에게 음주운전으로 인한 과실치사죄를 적용, 최하 1년의 징역형을 요구하려 했으나 자세를 바꿔 그를 기각했다.
2일의 선고재판에서 판사도 그의 입장을 동정했다. LA 수피리어 법원의 캐슬린 앤 스톨츠 판사는 ‘실형 3개월’을 선고하면서도 "형량 결정이 참으로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날 형량 선고 재판에서는 사고 당일 사망자와 함께 탑승했었던 또 다른 친구 제이슨 힌클리프가 나와 "우리는 뒷자리의 바튼이 다쳤지만 심각한 상태라고 여기지 않고 신속한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유일한 길로 집에 돌아온 것"이었다며 쇼의 진술을 뒷받침했다.
죽은 바튼의 부모도 호주에서 미국의 재판부에 편지를 보내 쇼의 장래를 위해 최대한 관용을 베풀어줄 것을 간청한 바 있다.
이같은 어이없는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2월28일 늦은 밤. 투어리즘 유학생으로 LA에 함께 와 있던 쇼와 바튼, 힌클리프등 3명은 카노가팍의 캐시스 태번에서 술을 마신 후 리시다 블러버드 6200 블럭에 있는 집으로 향했다.
쇼가 운전하는 차 앞좌석에 탄 힌클리프는 잠이 들었고 바튼은 "몸이 불편하다"며 뒷좌석에 탔다. 양쪽 길에 주차된 차가 빼곡하게 들어찬 도로를 지나면서 쇼는 어느 순간 무언가가 부딪치는 굉음을 세 차례 정도 들었다.
그는 곧 그 소리가 차창밖에 머리를 내놓은 바튼이 다른 차에 부딪친 소리임을 파악하고 부상당한 친구를 빨리 집으로 데려가 응급처치 등을 받게 해야겠다는 생각에 급히 집으로 돌아왔다. 쇼는 재판정에서 "모든 것이 내 잘못이다. 나는 바튼의 죽음과 그로 인한 교훈을 평생 가슴에 간직하고 살 것이다"라며 흐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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