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코미디 하우스’ 고명환·문천식 콤비
개그계에 새로운 ‘막강 콤비’가 뜬다.
MBC TV 코미디 프로그램 <코미디 하우스>(일요일 밤 11시 30분 방송)에서 ‘와룡봉추’란 이름으로 활약하는 고명환(29)ㆍ문천식(24) 콤비가 그 주인공. MBC 방송사 공채 개그맨으로 오랜 무명을 거친 후 마침내 빛을 보고 있는 대기만성형 인물들이다.
이들은 소설 <삼국지>의 "와룡과 봉추 중 한 사람만 얻어도 왕업을 이룰 수 있다" 는 예언의 주인공인 ‘와룡봉추’라는 이름으로 안방극장에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심리 개그’ 또는 ‘침묵 개그’. 많은 대사가 난무하고 속사포처럼 빠른 상황 전개가 주를 이루던 개그계에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웃음이다. 7~8분의 내용 중 대사는 A4용지 10줄 남짓, 전개도 느리기 짝이 없다. 하지만 고명환ㆍ문천식 콤비는 이 상황을 ‘느림과 여백’을 강조하는 차분하면서도 파괴력 높은 웃음으로 바꿔 놓았다.
사실 고명환과 문천식은 명콤비의 조건에 완전히 부합하는 건 아니다. 나이 차도 많은 편이고, 외모도 매우 닮았다. ‘뚱뚱이와 홀쭉이’ ‘꺼꾸리와 장다리’ 등 전통적인 코믹 콤비의 불협화음의 재미가 배제될 수밖에 없는 것. 하지만 두 사람은 심리와 성격의 묘한 차이로 불협화음의 웃음을 탄생시켰다.
서울ㆍ경북ㆍ충남 억양이 뒤섞인 ‘퓨전 사투리’와 멍청한 듯 상대방을 놀려 먹는 고명환과 똑부러진 말투로 똑똑한 척하지만 결국은 번번이 당하는 문천식의 미묘한 대조가 신선한 재미로 다가온다. 거기에 짤막한 대사속에 녹아 든 직장인의 애환, 애인 없는 청춘의 고독, 실업자의 비애 등이 차분한 웃음의 여운마저 더한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개그를 "미세한 표정과 말 떨림 등으로 심리 상태를 표현하는 코믹 연기"라며 "그렇기에 한결 강도 높은 연습이 필요하다"고 한다. 실제로 일주일에 7~8분 방송을 위해 두 사람이 연습에 투자하는 시간이 60여 시간.
두 사람은 "각박한 세상 사람들에게 여유로운 웃음을 주고 싶다"며 조용한 웃음거리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동현 기자 kulkuri@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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