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들의 노래’(Our Song)★★★★1/2
극영화라기보다 마이너리티 여학생 3명의 일상을 그대로 화면에 옮겨 담은 듯한 감동적인 사실화다. 여러 가지로 경이로운 영화로 자신과 피부색깔이 다른 소녀들의 잡다한 나날의 행적과 꿈과 백일몽과 희망을 쓰고 감독한 짐 맥케이가 30대 백인이라는 점이 놀랍다. 조금도 과장됨이나 군더더기 없는 절제된 영화로 세 소녀들의 아름다운 우정과 미래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 그리고 성장하면서 겪는 서로간의 갈등이 감정적이면서도 기록영화처럼 사실적으로 영상화돼 서서히 깊고 큰 감격에 젖게 된다.
뜨거운 여름. 브루클린 크라운 하이츠에 사는 두 흑인소녀 라니샤(케리 워싱턴)와 조이슬린(애나 심슨) 그리고 히스패닉인 마리아(멜리사 마티네스)는 매우 가까운 친구. 영화는 사춘기에 접어든 15세난 이 아이들의 학교생활과 가정모습 그리고 그들간의 잡담과 남자관계와 샵리프팅 같은 것들을 카메라를 들고 이들이 사는 동네를 다니다가 우연히 찍은 듯이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가난하고 일부는 결손가정이지만 집안에서 사랑과 염려를 받고 있는 세 소녀는 서로 생김새나 성격은 다르지만 짙은 우정으로 맺어졌는데 이 우정이 셋이 성장의 고통을 겪는 어느 8월 여름에 시련을 맞게 된다. 소녀들은 자신들의 현재의 위치를 벗어나고프나 어찌할 바를 모르는데 마치 소녀들의 ‘보이즈 앤 후드’를 보는 것 같다.
파트타임 일을 하고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헤어스타일과 옷에 신경을 쓰고 또 남자친구와의 관계에 신경을 쓰면서 공부도 해야 하는 소녀들의 이야기는 재킨 로빈슨 스테퍼스 마칭밴드의 강훈련 모습과 교차되는데 이 마칭밴드는 영화의 무거운 추 노릇을 한다. 그리고 여름이 짙게 저물어 가면서 마리아는 임신했다는 사실을 고백하고 라니샤는 공부를 계속 하겠다고 결심하는데 조이슬린은 두 친구와 점점 멀어지면서 어떻게든 사회적으로 출세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크라운 하이츠의 아파트와 거리와 공원에서 찍었는데 틴에이저 엄마의 자살과 학교 폐쇄 등 사실적인 여러 문제들을 언급하면서 소녀들의 얘기라곤 하지만 범죄묘사가 없는 게 다소 비현실적이다. 어찌 보면 모든 10대들의 얘기를 하고 있는 감독은 소녀들을 판단하지 않고 제 갈 길로 가게 내버려둔다. 아이들이 삶과 첫사랑과 우정을 대면하느라 애쓰는 모습을 가슴 훈훈하고 긍정적이요 또 인생찬미 하듯 보여줘 그 진실됨에 눈물마저 난다. 보석 같은 영화다.
모두 여기서 데뷔한 세 소녀 배우의 연기가 아름답게 현실적이고 음악도 사용치 않아 사실감이 더하다.
등급 R. IFC Films. 뉴윌셔(310-394-8099). 어바인 유니버시티(949-854-8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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