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여인천하’ 남성 카리스마 주역-연기에 혼신 다해
조광조가 사약을 받던 날 하늘에서는 폭우가 무섭게 쏟아졌다. 덕분에 촬영장 분위기는 한껏 무르익었다.
탤런트 차광수(36)는 비장함 속에 시 한 수를 읊으며 조광조를 떠나보냈다. 지난 18일 SBS TV 대하사극 <여인천하>(극본 유동윤 연출 김재형) 녹화현장에서의 일이다.
"지난 6개월간 철저히 조광조가 되려고 노력했습니다. 걸음걸이, 자세, 말투 등 촬영이 없는 날에도 조광조의 느낌을 유지하려고 애썼죠."
철저히 조광조로 살았던 그는 다음달 9일(45회) 방송에서 조광조가 사약을 받으면서 ‘여인천하’를 떠난다.
치맛바람이 거센 <여인천하>에서 차광수의 역할은 중요했다. 거의 유일하게 목소리를 높였던 남자였고, 자칫하면 궁중 암투로만 흐를 수 있는 <여인천하>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이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는 제작진으로부터 시종 "조광조가 제대로 하지 않으면 드라마가 망한다. 이번에 제대로 못하면 배우생활 관둬라"라는 압력을 받아야 했다.
"사실 처음에는 하기 싫었습니다. 재미없는 역이잖아요. 중종이나 윤원형 역을 탐냈어요. 물론 지금은 하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소격서 혁파를 주창할 때부터 자리를 잡아간 것 같은데 막판에는 카리스마가 느껴진다는 칭찬도 들었습니다. 마침 이름 가운데자가 ‘빛 광(光)’로 같은 것을 보면 조광조와 인연이 있는 모양입니다."
그에게 가장 어려웠던 점은 역시 대사였다. "대사의 80% 이상이 평소에 전혀 쓰지 않는 말이었어요. 입에 붙지 않아 정말 고생했습니다. 또 늘 올곧고 대쪽 같은 모습을 표현해야 했기에 힘도 많이 들었구요. 인간적인 면보다는 충신이라는 점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도 버거웠습니다."
91년 MBC 공채 20기로 연기 생활을 시작한 그는 "이번 역으로 연기력을 한단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또 삶의 폭도 넓어졌고 사회를 보는 시각도 깊어진 것 같습니다"며 뿌듯한 표정이다.
윤고은 기자 pretty@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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