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국 풍물, 값싼 주택 매력있지만 의료혜택 큰 문제
요즘 미국인들 가운데 은퇴이후 해외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헬렌 칸은 은퇴하기 전부터 오랫동안 멕시코에서 사는 꿈을 꾸어왔다. 그녀는 초등학교 시절 지리공부를 하면서부터 멕시코의 풍물에 동경을 품었다.
결국, 헬렌은 은퇴 이후 평생소원을 이루었다.
그녀는 은퇴하자마자 멕시코시티 북서쪽 150마일 지점에 위치한 조용한 콜로니얼 타운인 샌 미구엘에 정착했다. 그로부터 9년이 지난 지금, 헬렌은 아직도 그곳 생활에 만족한다고 말하고 있다.
칸은 이곳의 음악 페스티벌, 고풍스런 도서관, 보헤미안 예술가 타운, 타일로 뒤덮힌 코트야드 등 이국적인 모든 풍물을 사랑한다.
헬렌은 또한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샌 미구엘 생활에 만족한다.
여기서는 한달 아파트 임대료가 300달러에 불과하고, 전기세는 10달러밖에 안나온다. 이것도 10년 전에 비하면 크게 높아진 수준이다. 게다가, 샌 미구엘에서는 근로자의 하루 일당이 3달러50센트에 불과하다. 따라서, 풀타임 식모를 고용해도 주급 25달러면 족하다.
현재까지 해외로 이주한 미국인들은 200만명을 상회하고 있다.
그들중 대부분은 값싼 주택가격과 월세, 저렴한 세금 또는 이국적인 풍물을 즐기기 위해 해외이주를 택한 것이다. 게중에는 칠레에 포도원을 사거나 남프랑스에 빌라를 구입하는 이들도 있다.
외국에서의 은퇴생활이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
세금이 생각보다 낮지 않은 곳도 있고, 소위 이국적 풍물이 생활의 불편함을 의미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어떤 곳에서는 전화서비스가 엉망이고, 어떤 곳은 우편배달이 엉망이다. 헬렌이 사는 샌 미구엘만 하드라도 마음놓고 쇼핑을 할만한 곳이 없다.
그러나, 해외은퇴 생활의 결정적인 걸림돌은 의료혜택 즉, 미국식 헬스케어와 의약체계가 없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해 텍사스 오스틴 대학의 데이비드 워너 교수는 지적한다.
"의료문제는 해외거주 자체의 타당성을 무효화시킬 수도 있는 아주 중요하고 결정적 사안이다"
간단히 말해서, 해외거주 미국인들은 미국의 메디케어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해외거주자들 가운데는 어쩔수 없이 메디케어 중 자가부담 부분인 ‘파트 B 보충조항’을 취소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이 경우 프리미엄이 매년 10%씩 올라간다는 것이 큰 문제다. 만일 은퇴이후 해외에서 8년간 거주했다면, 미국을 떠날 때보다 프리미엄이 120 퍼센트나 올라간다는 얘기다.
"미국에서 가까운 지역에 거주한다면, 가끔씩 귀국해서 파트 B 조항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워너 교수는 조언한다.
해외거주자들에게는 사설 의료보험체계인 ‘메디갭’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보험은 해외에서 60일간 응급서비스를 보장할 뿐 아니라 멕시코에서도 적용된다. 또한, 해가 갈수록 서비스 내용이 향상되고 있다.
샌 미구엘에 거주하는 미국 은퇴자들 가운데는 멕시코의 국영의료보험에 가입한 사람들도 많다.
이 보험은 연간보험료가 300달러 미만일 정도로 저렴하지만, 65세 이상의 고령자는 가입하기가 까다로운 것이 단점이다.
해외거주자가 미국내 의료보험에 미가입 되어 있을 경우, 미국 내국민 기준의 세금을 내야 한다.
이에 대해, 피츠버그 거주 국제변호사 조엘 네이글은 이렇게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해외로 나가기만 하면 미국의 세금에서 해방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이는 착각이다"
어느 나라에 가서 살든, 미국에서 얻은 소득에 대한 세금은 변치 않는다.
뭐니뭐니 해도 해외거주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주택값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멕시코의 많은 지역이나 에쿠아도르, 파나마, 크로아티아 같은 곳에서는 아직도 5만달러 미만이면 매력적인 집을 장만할 수 있다. 그러나, 인기있는 거주지에서는 주택값이 만만치 않다. 예를 들어, 샌 미구엘의 타운광장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4베드룸 주택가격은 26만달러를 상회한다.
해외에서 집을 살때는 현금박치기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주택융자 제도가 발달되지 않은 나라들이 많기 때문이다. 또, 생소한 부동산 법의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전문변호사를 고용하는 것이 상책이다.
멕시코에서의 가장 큰 문제중 하나는 엉성한 전화 및 우편배달 서비스다.
멕시코시티 동남방 230마일 지점에 위치한 옥사카에 사는 해외거주자들은 전화서비스도 없이 살고 있다. 이곳에서는 또, 마을도서관에 마련된 카드보드 박스가 우편함 노릇을 한다. 주민들이 편지를 여기에 던져 놓으면, 이곳을 방문하는 친구나 친척들이 귀국시 미국으로 편지들을 가져가서 부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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