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전 돌연 은퇴한 발군의 러닝백, 컴백 가능성 배제 안해
1999년 여름, 프로풋볼리그(NFL) 최고스타 중 한 명이던 베리 샌더스 선수가 돌연 은퇴했을 때, NFL은 큰 충격에 빠져들었다.
당시 31세의 샌더스는 디트로이트 라이언스의 스타러닝백으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샌더스의 은퇴는 여러가지 면에서 매우 이상한 일이었다.
흔한 고별기자회견도 없었을 뿐 아니라, 심지어 팀 동료들한테 작별인사조차 하지 않고 사라졌다. 그의 돌연한 은퇴는 마치 골프의 타이거 우즈가 어느날 갑자기 클럽을 집어던지고 은퇴하거나, 메이저리그 지존투수 보스턴 레드삭스의 페드로 마르티네즈가 말 한마디 없이 그라운드를 떠나는 것에 비견할만 했다.
간단히 말해서, 샌더스의 은퇴는 프로스포츠 세계의 최고 미스터리 중 하나였고, 그것은 2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다.
디트로이트 라이언스와 NFL은 아직도 그의 은퇴사유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있다.
그후, 샌더스의 아버지를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이 샌더스의 마음을 돌이키려고 노력했지만 허사였다.
얼마 전 디트로이트 라이언스는 신임 제너럴 매니저로 매트 밀런을 임명했다.
밀런은 1980년대 레이더스의 라인베커로 명성을 날렸고, 은퇴 후에는 NFL의 문제해결사로 정평이 난 인물이다.
밀런이 디트로이트 라이언스에 부임한 후 첫 번째로 손댄 일이 샌더스 문제였다.
그는 라이언스의 책임자로 부임하자마자 샌더스와 점심식사를 하면서 복귀를 종용했다. 물론, 샌더스는 그의 요청을 거절했지만, 놀랍게도 복귀가능성 자체를 완전 차단하지는 않는 것이었다. 이에 밀런은 크게 고무되었다. 하지만, 얼마 안있어 사안의 본말을 알게 되었다. 그전에도 샌더스는 라이언스 관계자들에게 비슷한 반응을 보이다가 결국에는 퇴짜를 놓았던 것이다.
밀런을 처음만난 이후 샌더스는 이러저런 이유로 재회를 기피했다. 생각다 못해, 밀런은 어느날 라이언스의 마티 모닌위그감독과 함께 샌더스의 집으로 쳐들어갔다. 하지만, 그는 밀런의 다그침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시원한 대답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밀런은 아직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샌더스는 농구의 마이클 조단이나 아이스하키의 웨인 그레츠키 같은 선수다. 끝까지 기다려 볼 가치가 있다"
밀런은 말한다.
샌더스는 은퇴당시 신체적으로는 아무런 하자가 없었다.
연봉 600만달러를 받으면서 월터 페이튼 선수가 작성한 역대최고 러싱 기록에 도전하고 있었다. 따라서, 외부인들의 눈에 샌더스의 은퇴는 의문투성이 그 자체였다. 심지어 그의 아버지 조차도 아들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샌더스는 은퇴하면서 다음과 같은 알쏭달쏭한 코멘트 한 마디를 남겼다.
"풋볼을 떠나고 싶은 나의 욕망이 계속하고 싶은 욕망보다 더 크다. 충분히 심사숙고했지만 내 마음은 은퇴결정에 편안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샌더스의 아버지에 따르면, 요즘 샌더스는 캘리포니아에 집을 구입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일부 호사가들은 샌더스가 향후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나 오클랜드 레이더스에 합류할 계획을 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이처럼 샌더스의 동향에 관한 소문은 아직도 끊이질 않고 나돌고 있다.
샌더스에 대한 비상한 관심이 시들지 않는 것은 특히 러싱기록 갱신에 대한 팬들의 미련 때문이다.
NFL 역대최고 러싱기록은 페이튼 선수가 갖고 있는 1만 6,726야드다. 그런데, 샌더스는 99년 은퇴당시 1만 5,269 야드 러싱기록을 작성하고 있었다. 이는 페이튼의 역대최고 기록에 불과 1,457 야드가 모자라는 것이다.
샌더스는 1994년부터 97년까지 4년연속 매시즌 1,500 야드 이상의 러싱기록을 작성했다. 따라서, 그가 한 시즌만 더 뛰었으면 페이튼의 기록은 깨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뿐만 아니라, 만일 샌더스가 두 시즌만 더 뛰었다면, NFL의 거의 모든 분야의 역대기록을 죄다 경신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샌더스는 은퇴이후 디트로이트의 TV 저널리스트 로랜 캠블과 결혼하고, 세계각지를 여행하고 다녔다.
시간 날 때마다 골프를 쳤고, 한번은 타이거 우즈와 만나기도 했다. 그는 또, 오클라호마 털사의 한 은행을 공동소유 하는 등 몇몇 비즈니스에도 관여하고 있다.
그러나, 은퇴이후 그의 생활은 몇 가지 측면에서 모순점을 드러내고 있다.
예컨데, 그는 대중적 관심을 피해서 은퇴했는데, 요즘에는 사인회에도 나타나고 현역시절에 비하면 껌값에 불과한 돈을 벌기 위해 대중앞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샌더스의 아버지는 이렇게 개탄한다.
"연봉 600만달러를 받던 스타가 연봉 3만달러를 받기 위해 자동차 홍보장에 나타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나는 아들을 사랑하지만, 그는 인생을 잘못살고 있다. 하나님은 샌더스가 풋볼 그라운드에 있기를 원하지만, 그는 엉뚱한데서 인생을 허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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