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애호가들은 골프가 사람을 중독시킬 만큼 강렬한 매력을 지닌 스포츠라고 말한다. 다행인 점은 골프가 최소한 위험한 운동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반면, 풋볼은 매우 위험한 운동이지만 골프처럼 사람을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은 없어 다행이다.
그렇다면, 미식축구보다 훨씬 더 위험하면서 골프 이상으로 사람을 중독시키는 스릴과 재미를 겸비한 위험천만한 스포츠가 있다면...
비포장 구간에서 공중점프를 주특기로 하는 수퍼크로스 모터사이클 레이스가 바로 이 경우에 속한다.
오늘날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도노반 미첼은 한때 일류 모터사이클 선수였다.
그는 1999년 11월 치명적인 사고를 당하기 전만 해도 고급차 한 대 값의 모터사이클을 몰았다. 당시 미첼은 불과 19세의 나이에 수퍼크로스 순회경기에서 가장 인기있는 모터사이클 선수로 명성을 날렸다.
운명의 그날, 미첼은 팜데일에서 개최된 수퍼크로스 경기에서 공중점프를 시도했다.
그는 평소 그가 수 천번이나 해 온 것처럼 모터사이클을 타고 경사면을 거쳐 허공으로 치솟았다. 그런데 갑자기 앞서 가던 선수가 실수를 해서 추락했고, 이에 미첼도 균형을 잃고 땅바닥에 떨어졌다.
미첼은 머리가 땅바닥에 부딛히면서, 네 번째 척추관절 골절상을 당했다.
사고순간 그는 거의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었으나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하지만, 미첼은 평생 다시는 걷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이 모터사이클 선수가 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늘날 오프로드 모터사이클 경기는 사상 유례없이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대중적 스포츠가 되었다.
오프로드란 포장되지 않은 코스에서 벌어지는 레이스를 말한다. 문제는 모터사이클이 그 높은 인기만큼이나 위험천만한 스포츠가 되었다는데 있다.
허공 무려 70피트 높이에서 아슬아슬하게 회전하여 착륙하는 수퍼크로스 종목은 가히 모터사이클의 압권이라 할만하다. 이 과정에서는 조그만 실수도 허용되지 않는다. 관중들은 푸른 창공을 배경으로 날아오르는 모터사이클 점프의 스릴에 압도되어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미국에 수퍼크로스가 처음 도입된 것은 1972년, LA 콜러시엄에서 벌어진 경기였다. 당시 유럽에서 성행중이던 모터크로스가 미국으로 수입되는 과정에서 위험도가 배가되어 수퍼크로스로 거듭났다.
수퍼크로스는 점프의 길이와 높이가 날이 갈수록 늘어났고, 그와 함께 관중들도 계속 늘어만 갔다.
지난 1월과 2월, 애나하임에서 열린 수퍼크로스 경기에서는 75불하는 티켓이 모두 매진되면서 연인원 13만 5,000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또, 지난해 EA 수퍼크로스 시리즈로 펼쳐진 16회의 레이스에는 총 79만 7,000명 이상의 관중들이 운집했다. 이 시리즈는 ABC, ESPN2, 유료케이블 TV로 생방송될만큼 폭발적인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전문가들은 수퍼크로스가 오프로드 모터사이클의 개념 자체를 송두리째 바꿔 버렸다고 평가하고 있다.
수퍼크로스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푸른 창공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위험천만한 스릴에 있다. "모든 사람들은 허공으로 높이 뛰어오르고 싶은 욕망을 품고 있다. 사람들은 수퍼크로스에서 그런 만족을 느낀다"
미첼은 말한다.
미국 모터사이클협회에 따르면, 지난 90-98년 사이 미국에서 비포장용 모터사이클, 즉 더트 바이크 산업은 60%의 판매신장율을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 해 모터사이클 총 판매고는 기록적인 5억달러를 상회했다.
그러나, 오프로드 바이크 시장의 활황은 부상자 속출이라는 그림자를 동반하고 있다.
응급실 처치를 요할 정도의 중상을 입었던 오프로드 바이크 부상자 숫자는 지난 4년간 두 배나 증가했고, 지난 해에는 5만 3,000여명을 넘어섰다. 프로나 아마추어를 막론하고 수퍼크로스를 하는 사람치고 부상 안 당해본 사람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온로드 모터사이클 사고율의 지속적인 감소추세와 큰 대조를 이룬다.
오프로드 바이크 부상자들이 속출하는 것은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까지도 공중점프 묘기를 불사하기 때문이다. 이는 허공점프를 하며 자신을 뽐내는 과시욕들이 그만큼 강렬하다는 뜻이다. 인터넷 supercross.com에 들어가 보면, 공중점프 부상자들의 체험담이 수없이 올라와 있다.
미국소비자 상품안전위원회는 오프로드 바이크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여기에서 나온 결론은 사람들이 공중점프의 자기과시에 집착하는 이상, 바이크의 안전도 향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바이크의 성능이 아니라, 선수들의 라이드 행태에 있다는 지적이다.
수많은 모터사이클 부상자들을 치료한 바 있는 로버트 워터스 박사는 아예 "오프로드 바이크를 스포츠 종목으로 승인해서는 안된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이 밖에, 정부에서 과도한 공중점프를 규제하는 규정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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