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6월부터 11월... 남동부 평균 6개 발생
하늘은 맑고 바다는 고요했으며 관광객들은 행복했다.
그러나 빌리 와그너는 허리케인 조지스에 대비, 플로리다 키이스에 돌연 주민대피령을 내렸다.
그의 일생에 있어서 가장 힘든 결정이었다. 폭풍이 플로리다에 도달하기가지는 사흘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었다. 폭풍은 1,000마일밖에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비상대책 매니저도 이처럼 멀리 있는 폭풍으로 주민대피령을 내린 사람은 없었다. 1,000마일밖에 있는 폭풍의 진행경로 오차한계는 250마일이나 된다.
그러나 1998년 9월 22일 새벽, 텍사스주 크기의 거대한 허리케인은 플로리다 키이스로 향하고 있었다. 길게 섬으로 연결된 이 곳엔 주민과 관광객등 10여만 명이 있었다. 내륙으로 연결되는 도로는 오직 하나였다.
와그너는 코럴게이블스에 있는 국립 허리케인센터의 책임자인 맥스 메이필드 소장에게 자신의 결정을 보고했다.
전화기의 감이 좋지 않았지만 와그너는 메이필드가 "당신, 잘했어"(You`re doing a good job)라고 얘기하는 것으로 들었다. 그러나 실제로 메이필드는 "해고당하지 않길 바라네"(I hope you don`t lose your job)라고 대답한 것이었다.
와그너는 해고당하지 않았다.
79시간 후 허리케인 조지스는 키웨스트 한복판을 통과했다. 많은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했지만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 일이 있은 후 빌리는 영웅이 됐다"
메이필드는 말한다.
와그너를 비롯한 대서양 및 걸프해안지역의 비상대책 매니저들은 또 다시 연례적으로 시험에 들게 된다. 허리케인 시즌이 6월 1일부터 시작, 11월까지 계속되기 때문이다.
허리케인 시즌에 발생하는 열대 폭풍은 평균 10개로 이 가운데 여섯 개가 허리케인이고 그 중 두 개는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대형 허리케인이다.
허리케인이 접근할 때 주민대피령을 내리는 사람은 비상대책 매니저다. 나중에 주민대피령 결정이 불필요했던 것으로 판명났을 때 책임을 지는 것 역시 비상대책 매니저다.
주민대피령을 내린 후 허리케인이 진로를 바꿔 다른 곳으로 향할 확률은 50%를 상회한다. 이럴 경우 비상대책 매니저는 파면가능성에 직면하게 된다. 만약 대피령을 내리지 않았는데 허리케인이 들이닥칠 경우 수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입게 된다. 비상대책 매니저의 파면은 기정사실이다.
관할지역에 따라 주민대피령은 주지사, 시장, 카운티 커미셔너 혹은 판사가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대피결정시 해당지역 비상대책 매니저의 보고내용에 많이 의존한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일이 잘못되면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잽싸게 발을 빼고 결국 비상대책 매니저가 최종책임을 지게 된다.
직업의 성격상 비상대책 매니저는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예측 불가능한 두 가지 요소와 씨름해야 한다. 하나는 자연현상이고 하나는 사람이다"
인명보호를 우선으로 한 주민대피는 불가피하게 커다란 경제적 손실을 동반한다. 부정확한 허리케인 예측과 이에 따른 불필요한 주민대피결정의 남발은 주민들의 신뢰감을 상실하게 된다. 비상대책 매니저의 고충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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