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한 채의 가격이 700만달러라면 저택중의 저택으로 꼽힐 것이다.
그런데 이 저택을 구입하자마자 불도저를 동원, 부순다면 정신병자가 아닐까.
이같은 진풍경은 지난 15일 오렌지카운티 고급동네 뉴포트비치 가운데서도 노른자위인 하버아일랜드에서 벌어졌다.
현대건축양식으로 지난 1970년대에 지은 4,688평방피트짜리의 저택을 거액에 구입한 토드와 데브라 존슨 부부가 더 큰 집을 짓기 위해 철거한 것이다. 최근 콜로라도주에서 이주한 존슨 부부는 인근 발보아 아일랜드에도 별장을 갖고 있는데 하버 아일랜드에 새롭게 5,465평방피트짜리 저택을 건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멀쩡한 저택을 부수고 더 호화로운 궁전을 짓는 일은 하버아일랜드에서는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부촌중의 부촌으로 손꼽히는 이 섬에는 자리잡고 있는 저택은 모두 31채. 이들 저택의 주인들은 최근 스페인주재 미국대사로 물망에 올랐던 조지 아기로스, 오렌지 카운티 최대의 부동산재벌 어바인 컴퍼니의 대표 도널드 브린등 내노라하는 명사들로 아기로스와 브린의 저택에는 전용 보트정박장까지 갖추고 있다.
이번에 존슨 부부가 철거한 저택의 원래 자리에는 1930년에 건축된 건평 2,000평방피트가 채 않되는 해안별장이 서 있었다. 당시 아 섬에는 전설적인 바이얼리니스트 야사 하이페츠가 살고 있었다.
700만달러가 서민들에게는 엄청난 돈이지만 하버아일랜드에서는 명함을 내밀지 못한다.
거물 TV 프로듀서 아론 스펠링은 유명한 가수 빙 크로스비가 살던 저택을 지난 1982년 1,025만달러에 구입한 후 바로 철거해 버렸다. 그리고는 물경 6,000만달러짜리 초호화저택을 지었다.
종종 하버아일랜드의 주민들은 옆집을 매입, 부수고 집을 증축한다.
"집을 사는데 700만달러를 썼다면 이미 충분한 돈을 투입한 것이다. 이같은 거액을 주고 구입한 저택을 부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베벌리 힐스 콜드웰뱅커의 한 부동산업자는 말한다.
존슨 부부가 이번에 철거한 저택은 자동차 잡지 ‘로드 앤 트랙’의 소유주 존과 일레인 본드가 지은 것이다.
본드 부부는 저택이 거의 완성됐을 때 건축가 빌 피커와 그의 부인 및 딸을 초대, 퀸엘리자베스 2호 여객선을 타고 유럽을 방문했다. 영국과 덴마크등을 들른 이들의 여행 목적은 새로 지은 저택내부를 꾸밀 가구구입이었다. 그 후 집주인이 여러 번 바뀌었고 바뀔 때마다 주택에는 새로운 분위가 연출됐다. 침실 네 개, 목욕탕 4와 1/2이 있었던 이 저택을 가장 최근에 소유했던 사람은 브롤리의 농장주 존 엘모어였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이 집을 별장으로 사용했었다.
존슨 부부는 이번에 구입한 저택을 부수기 전에 이웃 사람들에게 집안에 있는 물건과 건축자재들을 가져가도 괜찮다고 허락했다. 사람들은 정원을 장식하고 있던 화분에서부터 쓰레기 처리기, 고급문짝까지 뜯어 갔다.
새 저택의 시공자인 프레스티지 빌더스의 백스터 알렉스는 "건물내벽에 있던 기둥은 요즘에는 돈주고도 살 수 없는 최고품이었다"고 귀뜸했다.
700만달러짜리 저택은 거대한 터마이트처럼 움직이는 불도저의 여섯 시간에 걸친 철거공사가 끝나자 지저분한 쓰레기더미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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