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립전쟁때부터 존재한 전통의 상징.. 연방의사당 확장 공사로 뽑힐 처지
미국 건국 200주년을 기념하여 20여년 전에 연방의사당 마당에 심었던, 미국의 마지막 ‘리버트 트리’ 묘목, 튤립 포플러나무가 의사당 방문객 센터 신축 때문에 이사를 가야하게 생겼으나 이미 40피트 이상 높이로 크고 곧고 단단하게 자란데다 뿌리가 아주 크고 많은 나무의 특성상 이식후 살아날 가능성이 희박해 문제가 되고 있다.
이 나무는 1999년 폭풍 피해로 쓰러져버린 매릴랜드주 애나폴리스의 400년 묵은 거목이 남긴 단 4그루의 묘목중 하나였는데 내년 지하 5층 깊이로 연방의사당 건물을 확장하기 위해 공사를 벌일 마당에 자리잡고 있었다.
연방의사당을 2억6500만달러나 들여 비록 지하로지만 현재 크기의 4분의 3만큼 키우는 것은 지난 1998년 의사당 건물에 침입한 괴한의 총에 의사당 경찰 2명이 숨지자 의원들이 지난 수십년간 이야기가 나왔다 들어갔다 하던 방문객 센터 확장안을 서둘러 통과시켜 벌이진 일이다.
보안도 강화하고 뙤약볕 아래서 몇시간씩 줄지어 기다려야 하는 관광객들의 편의도 돌봐줄 겸 생기는 이 방문객 센터에는 일시에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극장, 전시실, 식당 및 상점등이 들어서며 아직 용도가 정해지지 않은 16만스퀘어피트의 공간도 만들어진다.
매릴랜드주 주기록보관인 에드워드 페펜퓨즈 같은 사람은 “총격사건으로 인한 슬픔과 안전문제 때문에 필요하지도 않은 방문객 센터를 짓는 것은 세금의 낭비”라고 주장하며 나무의 역사적 중요성이 간과되는 것을 안타까와 하지만 이 나무는 최근에야 가까스로 불도저에 깔려 버릴 84그루의 나무중 그나마 다른 곳으로 이전될 17그루중 하나로 뽑혔다.
1978년에 이 묘묙을 심었던 매릴랜드주 출신 전 연방상원의원 찰스 마티아스 같은 사람도 “독립전쟁과의 살아있는 연결이 이제 모두 사라지는 것에 대해 한번 생각해볼만 하다”고 말한다. “언젠가는 죽을 나무가 중요하다는 말이 아니라 미국 역사의 지속성, 주요 국사에 대한 시민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리버티 트리’가 있는 곳은 시민들이 모여 행동하던 곳이었다. 이 나무는 그 상징이다”
독립전쟁시 미국에는 식민지마다 하나씩, 총 13그루의 리버트 트리가 있었다. 대부분 독립군들이 모이던 식민지의 수도에서 가장 커다란 나무였는데 대부분은 전쟁중 영국군의 손에 파괴됐고 남은 것도 노령, 질병, 손상등으로 명을 다했다.
방문객 센터가 양당 지도자들의 축복 아래 진행되고 있는 일이라 연방의회에서는 이 나무를 살리자는 소리가 들리지 않고 있다. 의회 지도자들은 의사당에서 일하는 3만여명의 직원 외에 피크 시즌에는 하루에 3만명씩 몰려와 총 6만명이 200년 묵은 건물에서 북적거리게 하는 관광객들을 처리하고 싶어 안달이 나있다.
그런데 나무의 생체공학을 연구하는 매릴랜드 대학의 개리 콜먼 교수에 따르면 이 나무의 뿌리는 위로 자란 40피트만큼 넓게 퍼져있기 때문에 옮겨 심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나무에서 뿌리를 너무 많이 잘라내면 물을 충분히 섭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콜먼 교수는 대안으로 원래 400년 묵은 리버티 트리가 쓰러지기 전에 채취한 어린 싹으로 복제나무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진행이 너무 느려서 올 봄쯤에는 결과를 얻을 줄 알았으나 아직 성과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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