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피를 나눠가진 누군가가 다시 새 생명을 얻을 수 있다면 그만큼 값진 게 어디 있겠습니까."
서울 관악경찰서 방범순찰대 소속 범상수(範祥秀ㆍ21) 상경은 9일 오후 여의도성모병원을 찾았다. 지난 2월 재생불량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입원치료 중인 박모(42ㆍ식당종업원)씨에게 헌혈을 통해 혈소판을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범 상경이 생면부지의 박씨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3월초. 백혈병 치료를 위해서는 건강한 젊은이의 혈소판을 제공받아야 하지만 매회 40만원이 넘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박씨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긴 주변 사람들이 관악서에 도움을 요청한 것.
"백혈병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혈소판 제공자가 없으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고 또 가정 형편 때문에 포기하는 사람들이 상당수라는 것을 그 때 처음 알았습니다."
범 상경은 지난달 중순 대우자동차 노조의 시위 현장에 파견 나가 꼬박 밤근무를 한 뒤에도 다음날 오후 어김없이 병원을 찾아 박씨에게 ‘소중한 생명’을 나눠주었다.
관악서 방순대원 30여명은 지난해 6월부터 서울대생인 이모(21ㆍ여)씨와 경북 영천시의 김모(44)씨 등 2명에게도 혈소판을 제공, 완치에 도움을 주었다. 현재도 박씨를 비롯한 3명의 환자가 이들에게 생명을 의지하고 있다.
"혈소판 수치가 계속 떨어지는데도 ‘피’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던 제 동생에게 관악서 방순대원이 제공한 피 한방울은 곧 생명이었습니다."
관악서에 전화를 걸어 고마움을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채 목이 메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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