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엉터리 감식으로 강간범 누명쓴채 15년 옥살이
강간범의 누명을 쓰고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한 남성이 DNA검사로 무죄가 입증돼 15년 만에 자유를 되찾았다.
반면 엉터리 감식결과를 제출해 제프리 피어스를 진범으로 둔갑시켰던 오클라호마시티 경찰국 감식반의 여성 수퍼바이저 조이스 길크리스트는 벼랑끝으로 내몰렸다. 그녀가 담당했던 수백 건의 증거 감식에 결정적인 오류가 있었다는 주장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조경사였던 피어스는 지난 85년 5월, 오클라호마시티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일하던 중 경찰에 의해 강간사건 용의자로 지목됐다. 하필이면 그날 그가 일하던 아파트단지에서 강간사건이 발생한 것. 범인이 금발의 백인이라는 피해여성의 진술로 인해 피어스는 곧바로 용의선상에 올랐다. 피해자는 사건직후 피어스가 가해자가 아니라고 말했으나 10 개월 후 경찰이 제시한 용의자 사진첩에서 그를 범인으로 짚었다. 이어 열린 재판에서 당시 오클라호마시티경찰국 감식반 화학자였던 길크리스트는 "범인이 남긴 머리카락과 음모, 정액을 화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피어스의 것과 일치했다"고 증언했고 이에 바탕해 배심원단은 유죄평결을 내렸다. 선고공판에서 피어스는 65년 형을 선고받았다. 그 당시 길크리스트는 엉터리 감식으로 전문감식원 협회에서 제명되고 또다른 기구로부터 문책을 당한 ‘문제아’로 경찰국과 담당검사에게 유리하게 증거를 조작한다는 구설수에 오른 인물이었다. 피어스의 변호인단은 독립적인 연구실에서 피어스의 모발을 재감식할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길크리스트는 고의로 시간을 끌면서 증거물을 훼손시켜 재검자체를 무산시켰다.
형이 확정된 후 피어스는 아내 케이시와 합의 이혼했다. 갓 태어난 쌍둥이 아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한 보호조치였다. 케이디는 미시건으로 이주했고 재혼에 실패한 뒤 2개의 일자리를 오가며 힘겹게 생계를 꾸려나갔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 기결수들의 법정증거물에 대한 DNA 검사를 허용하는 주법이 제정되자 피어스는 즉각 재검신청을 했고 결국 무죄가 입증돼 7일 교도소에서 풀려났다.
그는 조만간 쌍둥이 아들과 첫 대면을 하게 된다.
반면 길크리스트는 대기발령을 받은 상태에서 관계당국의 집중적인 조사를 받고 있다. 그동안 그녀의 감식결과로 11명이 처형됐고, 12명이 사형확정을 받았다. 프랭크 키스팅 오클라호마주지사는 무고한 피해자가 생겨나지 않도록 그동안 그녀가 담당했던 모든 감식건에 대해 정밀조사를 실시할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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